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 칼럼

[정치 칼럼] 성심당은 하는데 정치는 왜 못 하나

국민의 마음을 얻는 정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작성일 : 2026.10.31 03:26 수정일 : 2026.10.31 21:33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훈훈한 뉴스는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세상이 아직 살 만하다는 희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각박한 세태 속에서 타인을 향한 배려와 선의가 담긴 소식은 그 어떤 정치 구호보다 강한 울림을 준다.

 

10월 30일 자 뉴시스에 실린 「혼자 성심당 찾은 시각장애인…직원과 시민들이 건넨 따뜻한 손길」이라는 기사가 바로 그런 사례다.

 

지난 29일 구독자 184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에는 시각장애인 한솔 씨가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기 위해 대전을 찾았다가 경험한 감동적인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혼자 성심당을 방문했다. 수많은 손님으로 붐비는 매장에서 빵을 고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때 직원이 먼저 다가왔다. "혹시 일행분이 없으시면 제가 같이 이동해야 하는데 팔을 잡아도 괜찮을까요?"

 

이 한마디가 참으로 아름답다. 상대방의 처지를 먼저 살피되 일방적으로 도움을 강요하지 않았다. 도움을 받는 사람의 의사와 존엄까지 배려한 것이다.

 

직원은 빵의 종류와 인기 제품을 하나하나 설명하며 그가 원하는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도왔다. 케이크 매장에서도 배려는 이어졌다. 긴 대기 줄 앞에서 망설이는 한솔 씨를 발견한 직원이 상황을 파악하고 매장 안쪽으로 안내했다.

 

미안해하는 그에게 돌아온 답변은 더욱 감동적이었다. "저희는 원래 도와드리고 있다."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특별한 선행을 베풀었다며 생색내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일을 했다는 자부심을 내세우는 것도 아니다. 그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태도다.

 

감동은 성심당에서만 끝나지 않았다. 대전역 역무원은 열차에서 내리는 그를 도왔고, 길을 찾지 못하는 그에게 한 어르신은 선뜻 다가와 길을 안내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은 계속됐다.

 

한솔 씨가 "귀인들이 많다. 도움을 너무 많이 받았다"라며 고마움을 전한 이유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성심당은 하는데 우리의 정치는 왜 못하나?

 

 

성심당 직원들은 고객의 불편을 외면하지 않았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자 먼저 다가갔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살폈으며,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것이야말로 서비스의 본질이자 사람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경쟁력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의 현실은 어떤가. 선거철만 되면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겠다며 허리를 굽히고,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며 목청을 높인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국민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민생보다 정쟁이 앞서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다. 물가가 오르면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자리가 부족하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며, 사회적 약자가 불편을 겪으면 먼저 다가가 손을 내미는 정치다.

 

정치인의 특권과 권위가 아니라 국민의 불편을 먼저 살피는 자세가 필요하다. 상대 정당을 공격하고 흠집 내는 데 쏟는 열정의 절반만이라도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쏟는다면 정치는 지금보다 훨씬 큰 신뢰를 얻을 것이다.

 

성심당 직원들이 보여준 배려에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도, 거창한 공약도 없었다. 다만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기본이 있었을 뿐이다. 바로 그 기본이 한 시각장애인의 대전 방문을 평생 기억에 남을 감동으로 바꾸었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일이다. 그렇다면 국민을 감동시키는 방법도 의외로 간단하다. 국민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 먼저 다가가며, 약속한 일을 책임 있게 실천하면 된다.

 

정치가 성심당에서 배워야 할 것은 빵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이다. 성심당은 빵으로 대전을 빛내고, 직원과 시민들의 배려로 대한민국을 감동시켰다. 이제 정치는 국민의 삶을 바꾸는 진정성으로 감동을 줄 차례다.

 

정치의 진정한 경쟁자는 상대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실망과 불신이어야 한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정치라면 아무리 화려한 구호를 외쳐도 공허할 뿐이다.

 

성심당의 빵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지만, 그들의 배려는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정치도 부디 국민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네이버 카카오톡 라인 밴드 페이스북 X 스크랩주소복사
칼럼 최신 기사
  • 최신 기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