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족 김상호 시인의 감성채움시 [접시꽃 숙녀]

작성일 : 2026.06.18 10:25 수정일 : 2026.06.18 21:05

작성자 : 김상호

접시꽃 숙녀

 


                 노노족 김상호



담장 너머로
환한 웃음 하나가 피어 있었다
아침 햇살이 골목길을 더듬어 오기 전부터
그 꽃은 먼저 눈을 뜨고,
저녁노을이 산등성이에 걸릴 때까지
누군가를 기다리듯 서 있었다


접시꽃이었다.
붉지도 않고
요란하지도 않았으나
보는 이의 마음에 오래 머무는 꽃,
달덩이 같은 얼굴을 하고
파아란 하늘을 향해 목을 길게 빼든 채
한여름 뜨거운 햇살도 마다하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누가 이 아름다운 꽃을
담장 곁에 심어 두었을까
누구의 손길이었을까
누구의 기다림이었을까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
한 줌의 씨앗으로 뿌려졌을 것이고,
여름 장맛비에 쓰러졌다가도
다시 일어나 하늘을 바라보았을 것이며,
가을바람에 꽃잎을 떨구면서도
내년의 약속을 위해
씨앗 하나 남겼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접시꽃은 꽃이면서도
어딘가 사람을 닮아 있다


고단한 삶을 견디며
가족을 위해 웃음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처럼,
비바람 속에서도
아이들의 손을 놓지 않았던 아내처럼,
세월이 남긴 주름을 품고도
여전히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한 사람의 인생처럼.


해마다 이맘때면
담장 아래서 피어나는 것은
꽃만이 아니었다
그리움도 함께 피어났다.
어릴 적 뛰놀던 골목길,
평상 위에 둘러앉아 먹던 참외 한 조각,
저녁 연기 피어오르던 고향집 굴뚝과
먼 길 떠난 사람들의 이름까지.
접시꽃은
기억의 문을 여는 열쇠였다


바람이 불면 하늘거리고
비가 오면 온몸으로 젖어 내리면서도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마치 세상 모든 기다림을 대신 짊어진 듯
묵묵히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었다


"인생도 꽃과 다르지 않다"
햇살이 있어야 피고,
비바람이 있어야 깊어지며,
기다림이 있어야
비로소 아름다워진다고.
오늘도 담장 곁에는
접시꽃 숙녀가 서 있다.
화려함보다 품위를,
젊음보다 향기를,
순간보다 세월을 품은 채.

저 꽃이 기다리는 것은
단지 햇살이 아니라
언젠가 돌아올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그래서 접시꽃은 오늘도
담장 너머에서 환하게 웃는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 사람의 사랑처럼.
한평생 기다림으로 피어나는
그리움의 꽃처럼

[작가노트]
접시꽃은 화려하지 않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꽃이다. 이 시에서 접시꽃은 단순한 꽃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모든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한다. 담장 곁에 묵묵히 서 있는 접시꽃처럼, 우리 삶 또한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사랑으로 완성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꽃을 바라보다가 결국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그것이 「접시꽃 숙녀」의 서사다.

 

프로필 (강원도 麟蹄産,시흥시 거주)

아주대 경영대학원 MBA

특전사 정년퇴임(원사),이라크파병,수원보훈교육연구원 전직교육팀장,국방전직 컨설팅 본부장스카우트 컨설팅사업부이사,가천대외래교수,캘리포니아주립대 한국원 겸임교수 역임

한국문인협회 정회원,대한시문학협회 회장,한국멘토교육협회이사(전문위원)

한국예술인재단 평생회원,새한일보 취재본부 본부장,논설위원/더 뉴스라인 논설위원,

세계전뇌학습 홍보대사.

시니어모델,방송패널,인문학,법정의무교육 강사/독서코칭,문학(시,수필)활동

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선양위원.

[상훈]

참모총장,국방부 장관,대통령 경호실장등 장관급/지차체기관장 표창 84회 수상외

국무총리,대통령표창,대한민국보국훈장 광복장,국가유공자등록,가천대학교등 감사패17회,

충효예대상(육군본부).평생교육 명강사 수상(3회),신지식인 선정(군,2000),

자랑스런 아주인 선정(아주대경영대학원동문)

2021 한국을 빛낸 세종문화예술대상.림영창문학상외15회 문학상 수상

2023대한민국을빛낸자랑스런 인물대상(새한일보),

제20회 대한민국평생교육학습대상(국무총리상),세계천사나눔봉사대상 수상(2회)

2025 글로벌 리더혁신대상 문화예술부문 (새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