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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은 장기판의 '졸'이 아니다: 헌법 제1조와 무도한 정치를 향한 일침

도대체 심장을 뭘로 만들었길래

작성일 : 2026.05.31 08:30 수정일 : 2026.05.31 08:55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이 선명한 구절은 국가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천명하는 준엄한 선언이다.

 

하지만 작금의 정치 현실을 바라보면, 이 엄숙한 헌법 조항조차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이들이 있다. 특히 법을 만들고 집행하겠다고 나선 정치인들이 이 분야에서 안하무인의 ‘달인’ 행세를 하고 있으니 참담할 따름이다.

 

최근 발표된 KBS 보도는 우리 정치권의 도덕적 파산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지방선거 출마자 세 명 중 한 명꼴인 35%가 전과자라는 사실은 차라리 비현실적으로 다가온다.

 

그 와중에 이들의 평균 재산은 9억 원에 달하고, 무려 전과 15범이라는 경이적인(?) 이력을 가진 후보까지 버젓이 명함을 내밀었다. 국민의 삶을 돌보겠다는 공직 후보자들의 면면이 이토록 얼룩져 있다는 사실에 유권자들은 기가 찰 노릇이다.

 

도대체 그 당사자들은 심장을 무엇으로 만들었기에 그토록 당당하고 의기양양하게 표를 달라고 외치는 것일까.

 

이는 유권자를 무서워하기는커녕, 국민을 그저 권력 쟁취를 위한 장기판의 ‘졸(卒)’ 정도로 여기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행할 수 없는 치졸의 극치다. 헌법의 엄중함과 준법의 의무를 가볍게 여기는 오만함이 몸에 배어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풍경이다.

 

대저 정상적인 민주시민이라면 법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공동체에 대한 겸손함을 배운다. 자신이 지은 죄의 무게를 알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숙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헌법조차 우습게 알며 자신의 과거를 '가볍게' 세탁하려는 정치가들에게서는 그 어떤 겸손함도, 국민에 대한 예의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자들이 선거에서 이겨 공직을 맡은들 세상이 바뀔 리 만무하다. 결국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탄식과 함께 정치 혐오만 깊어질 뿐이다.

 

헌법 제1조 2항의 진정한 완성은 권력의 원천인 국민이 매서운 투표로 무도한 후보들을 걸러낼 때 이루어진다. 국민을 졸로 보는 오만한 정치인들에게 주권자의 무서움을 똑똑히 보여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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