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 기고

영원한 이별(60년 지기 벗에게)

안녕히 가시게

작성일 : 2026.06.16 05:28 수정일 : 2026.06.16 06:0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초등학교 마당에 철없이 흩날리던 흙먼지 속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었지.

 

어느새 눈가에 주름이 깊어지고 백발이 성성해진

육십 년의 세월을, 너는 나의 변함없는 거울이었고

나는 너의 등 뒤를 지키는 그림자였다.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날아든 네 부음(訃音) 앞에

고향으로 향하는 길은 이토록 길고도 적막하구나.

 

차창 밖으로 스쳐 가는 낯익은 풍경들마다

네 웃음소리가, 네 목소리가 툭툭 걸려오는데

내 마음은 갈 길을 잃고 만감의 교차로에서 방황한다.

 

죽음이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종착역이라지만

어찌 이리도 허망하고, 어찌 이리도 소리 없이 가버렸느냐.

 

어깨를 토닥이며 "아프지 마라, 건강해라" 나누던 말들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데, 너는 벌써 한 줌의 바람이 되었구나.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니 모든 것이 꿈결 같고

너 없는 세상의 가을날이 벌써부터 시려온다.

가슴이 미어지는 이 허무함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먼저 간 나의 오랜 벗이여,

그곳에서는 무거운 육신의 짐 다 내려놓고

우리 함께 뛰놀던 그 시절처럼 아무 걱정 없이 편히 쉬어라.

 

먼 훗날 내가 너를 다시 만나러 가는 날,

그때 다시 환하게 웃으며 마중 나와 다오.

 

영원한 나의 친구야, 고마웠다. 그리고 안녕히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