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님에서 형님으로
작성일 : 2026.06.17 05:16 수정일 : 2026.06.17 11:3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매일 아침 ‘노인 일자리’에 나가 일을 한다. 공공근로 성격의 업무여서 근로자는 6070 세대가 주를 이룬다. 어제도 파트너와 일을 하던 중, 00동 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예전 함께 일했던 형님 두 분을 만났다.
처음 만나서 같이 일할 때는 “00 선생님”, “000 반장님”등으로 호칭했다. 그러다가 우애가 돈독해지면서 아예 형님으로 트고 지내는 중이다.
“아침부터 날씨가 푹푹 삶네. 덥지?”라면서 형님들께서 주신 선물은 달콤한 사탕 한 봉지와 하얀 마스크 10개들이 한 박스였다. 고마운 마음에 그냥 덥석 받고 말 내가 아니었다.
“잠깐만요!” 단박 근처의 커피숍으로 달려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넉 잔을 주문했다. 형님들과 같은 일을 하는 두 분의 또 다른 공공근로자를 의식한 나의 조그만 배려였다. 시원한 얼음이 동동 뜬 아메리카노 커피를 드리고 다시금 ‘노인 일자리’ 업무를 계속했다.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이라 할 만큼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무척 많다. 나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그런데 다양한 이름을 지닌 커피를 그 의미까지 알고 마시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먼저 가장 베스트셀러라는 아메리카노(Americano)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에게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현지의 에스프레소는 양이 적고 맛이 매우 진했기 때문에, 미국식 드립커피에 익숙했던 미군들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타서 마셨다고 전해진다.
이를 본 이탈리아 사람들이 “미국인들이 마시는 방식의 커피”라는 뜻으로 카페 아메리카노(Caffè Americano)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이 널리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카페라떼의 라떼(latte)는 이탈리아어로 “우유”라는 뜻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의미한다. 에스프레소에 데운 우유를 넉넉히 섞어 부드럽게 마시는 방식의 커피이며 카푸치노는 이탈리아의 수도회인 카푸친 수도회(Capuchin friars)에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수도사들이 입던 갈색 수도복 색이 에스프레소에 우유를 섞은 커피의 색과 비슷해 보였기 때문인데 풍성한 우유 거품까지 더해져 지금의 카푸치노 이미지가 완성됐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모카’는 예멘의 항구 도시 모카(Mocha)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이 지역은 한때 커피 무역의 중심지로 유명했고, 모카라는 이름 자체가 커피의 산지와 향미를 상징하게 되었다.
오늘날의 카페모카는 보통 에스프레소에 초콜릿과 우유를 더한 달콤한 커피를 뜻하지만, 이름의 뿌리는 역사적인 커피 항구에 있었던 것이다. 이어 마키아토(macchiato)는 이탈리아어로 “점 찍힌, 얼룩진”이라는 뜻이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 거품이나 소량의 우유를 얹으면 검은 커피 표면에 흰 흔적이 남는데, 그 모습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즉, 마키아토는 우유가 살짝 찍힌 에스프레소라고 이해하면 쉽다.
지금 시간은 새벽 다섯 시. 나는 ‘봉지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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