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채움 詩 - 파꽃 핀 밭에서/ 허나경
작성일 : 2024-02-27 22:40 수정일 : 2024-02-28 09:07 작성자 : 이설영 기자 (ha9014@hanmail.net)

감성채움 詩 - 허나경 시인
파꽃 핀 밭에서
허나경
바람이 불던 새벽
엄마가 다녀가셨나 봅니다
연못가에 민들레 꽃 핀 자리 안개가 걷히니
물빛이 엄마 낯빛을 닮은 듯합니다
채송화 핀 연못 두렁을 지나
파밭에서 옆구리에 바구니를 끼고
파꽃을 따시던 엄마 뒤를 따랐습니다
행복하게 살거라 웃으면서 살다 보면
이 꽃처럼 예쁘게 늙는다더라
어미는 집을 옮겨 다니느라고 젊은 시절이 없었단다
엄마는 말을 잇지 못하시고 파꽃을 따려고 할 때
바람에 휘청거리며 힘없이 주저앉았습니다
딸 어깨가 좁아서
버팀 없이 같이 넘어졌습니다
파밭에서 파김치처럼 누워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엄마 우리는 언제나 흙밭을 벗어날까
주고받던 그날 같이 쓰러진 파를 다듬어 파김치 담그면서
죽으면 시골을 떠날 수 있으려나
죽어도 흙이 될 테지 하셨습니다
고춧가루가 튄 엄마 얼굴에서 쓸쓸함을 닦아냈습니다
<선진 스크린 어워즈 문학대상작>
[허나경 시인 약력]
호:소담
한국문인협회회원
선진문학작가협회 회원
인사동 카페 시화전 출품
청주 마당 갤러리 시화전 출품
선진문학 문학뉴스 연재
선진 스크린 어워즈 문학대상
한국문인협회 월간지 시 부문 연재
충청신문 문학뉴스 연재
충북 마음을 여는 문학산책 연재
타 문학 외 다수 시화전 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