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영화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강형기 기자

작성일 : 2024.10.14 19:20 수정일 : 2024.10.15 09:30

작성자 : 강형기 기자 ([email protected])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

    (ジョゼと虎と魚たち: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영화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2003년 일본에 개봉되었으며 국내에는 이듬 해  2004년에 개봉되었다. 원작은 같은 제목의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 이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장애를 가진 여성과 주인공 남성의 러브스토리가 중심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일본 개봉 이듬 해인 200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하고 관객과 영화매니아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고 그 해 10월에 국내 정식 개봉을 했으며 다음 해까지 장기 상영을 하여 국내에서 7만6천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본영화에 항상 손 꼽히는 영화이며, 주연으로 '츠마부키 사토시' (극중 츠네오) 와 '이케와키 치즈루' (극중 조제) 가 출연 하였다.

 

영화가 주는 여운이 꽤나 상당했으며 국내에서는 2017년 연극으로도 만들어졌으며, 2020년 애니메이션으로도 상영되었고, 리메이크 된 국내영화 『조제』 로 '한지민'과 '남주혁' 주연으로 개봉하기도 하였다.

 

남자주인공인 '츠네오'는 게임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으로 나오고 골목길에서 유모차를 탄 조제와 마주치며 둘의 인연이 시작된다. 조제는 다리를 못 쓰는 장애인으로 할머니와 둘이 살고있으며 극중 조제의 실제 이름은 쿠미코이나 하루종일 다락방에서 책만 보는 그녀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에서 따온 이름 조제를 자신의 이름이라고 말한다. 우연하고 강렬한 첫 만남 후 츠네오는 어쩐지 자꾸 조제에게 마음이 쓰여 조제를 찾고 또 돕게되고 이 과정속에서 둘의 애정이 서서히 커진다.

 

 

 

 

 

2004년 필자가 군대를 전역하던 그 해에 이 영화가 불러오는 파장이 적지 않았다. 그 당시 지금까지 본 멜로영화중 최고였단 주변인들의 평을 듣고 영화를 본 후 밀려오는 여운은 상당히 오래갔던 기억이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인연이 된다는것은 너무나 특별하다. 이런 특별한 인연에는 대부분 익숙한 환경과 배경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만남이 대부분이겠으나 이런 익숙함에서 벗어난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 만난다는건 보통의 인연보다 몇배는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영화에서는 츠네오의 이런 몇배 더 큰 용기가 조제의 마음을 흔들었고 조제 또한 그만큼의 용기로 마음을 연다. 영화 제목 속 호랑이는 조제가 가장 무서워하는 동물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용기내어 손 잡고 같이 보고싶었던 동물. 츠네오와 조제는 동물원에서 호랑이를 보는 등 행복한 연인 생활을 이어간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제일 무서운 걸 보고 싶었어. 만약 남자가 안 생긴다면, 평생 호랑이를 못 보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큰 마음을 먹고 가족들에게 조제를 소개하려 했던 츠네오.

고향으로 가는 여행길에서 조제가 자신의 삶을 투영했던 물고기를 보러 수족관을 찾지만 늦은 탓을까 수족관은 문이 닫힌 상태였고, 여기서 조제는 과도하게 짜증을 내게 되는데 이 후로 츠네오의 도움없이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불편한 조제를 보며 츠네오의 마음에도 균열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제는 고향집이 아닌 바다로 가자고 부탁한다.

 

 

 

 

"여러 가지 봐야 할 게 많아. 꽃이라든가 고양이라든가."

 

영화 속 조제의 이 대사는 단순하지만 많은 의미를 담는다. 조제에게는 꽃이나 고양이를 보는것 조차 단순한 일상을 넘어서는 일이다.

 

"헤어지고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종류의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다르다." -츠네오의 대사 중-

 

"그다지 외롭지는 않아.

애초부터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단지 아주 천천히 시간이 흘러 갈 뿐이지.

 

난 두번 다시 그곳으로는 돌아갈 수 없겠지.

 

언젠가 자기가 없어지게 되면..

미아가 된 조개껍데기처럼

혼자서 바다 밑을 데굴데굴 굴러다니게 되겠지

 

하지만.. 그것도 괜찮아." -조제-

 

영화는 사랑과 현실의 사이에서 망설이는 두 사람을 보여주지만 결국 그들은 사랑을 선택한다. 그만큼 사랑은 강인한 것이며 또한 두려운 것이기도 하여 그 만큼의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영화는 누구나 자신의 결함으로 고민하지만 그 결함은 결국 자기자신이 감당해야 하고, 다른 이에게 의존하지 않고도 강해질 수 있는 한 여인을 통해 이러한 시사점 또한 보는 이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극중 조연으로 출연한 우에노주리는 일본의 국민여동생으로 불려질 정도로 사랑받은 배우이며 국내영화 뷰티인사이드에도 출연한 바 있다. 특히 여주인공의 이케와키 치즈루의 연기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강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