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료기관의 위민헌신

작성일 : 2024-03-12 00:21 수정일 : 2024-03-12 07:29 작성자 : 김상호 (sangho5747@hanmail.net)

칼럼니스트 김상호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시작된 의료 대란이 20일을 넘어가고 있다. 처음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갔을 때만해도 병원 현장의 대혼란을 열흘 버티기가 힘들 것으로 보았으나 20일이 지났는데도 큰 사고 없이 비상진료체계가 굴러가고 있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빅4 병원의 응급실 병상이 남아 있으며, 외래 환자는 20~30% 감소했다. 몸이 조금만 불편해도 대형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던 경증 환자들이 중소형 병원으로 가거나 웬만하면 참고 견딘다는 얘기다. 고질적인 과잉 진료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의료대란으로 인해 억지로라도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전공의의 저임금 장기간 노동에 의존해온 대형병원 대신 전문의 중심 의료체계가 작동하고 간호사의 영역과 기능이 확대되는 등 의료전달체계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함께 전공의 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가 이어지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응급환자들이 상급 대형 종합병원들이 의사가 부족해 중증 외상·응급환자들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이런 가운데 국군수도병원 등 군 병원들이 민간인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전국 15개 군 병원 중 응급실이 없는 함평·구리·대구병원을 제외한 12개 병원이 민간인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군내 최상급 종합병원인 국군수도병원은 응급실 뺑뺑이를 돌던 환자를 수용하고, 외상센터 전문의들을 투입해 응급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군 당국은 지난달 20일 처음으로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후 이달 10일 낮 12시까지 군 병원을 이용한 민간인은 189명에 달한다.

 

사실 이번 의료 파행 사태 이전에도 군 병원은 민간인을 꾸준히 진료해 왔다. 국군외상센터는 총상 및 폭발상 등 군 특수외상 전문 진료를 위해 2022년 외상 진료 전문기관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해는 232명이 센터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았는데, 군인 및 외국 군인을 제외한 민간인이 94명이었다. 외래 진료는 불가했지만 응급실이나 외상센터는 민간인들에게 개방해 온 것. 지난해 10월에는 돌진하는 트럭에 왼쪽 다리 대퇴부 동맥과 정맥이 파열돼 다리 전체를 절단할 위기에 놓인 민간인 환자의 다리를 국군외상센터에서 살려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액줄로 파열된 혈관을 임시로 잇는 고난도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문기호 중령은 2019년 병사에게 국내 최초로 시행해 성공한 이 수술 방법을 민간인에게도 적용해 성공시켰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군 병원 개방 사실을 알리고 이용도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군 병원을 찾는 민간인이 대폭 늘었다. 국군수도병원(외상센터 포함)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년간 이 병원을 이용한 민간인은 200명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지난달 20일부터 20일간만 해도 89명에 달했다.

 

대통령실은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해 언제까지 인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엄중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1일 용산 청사에서 행정처분 전이라도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 적극 선처하겠다는 복지부의 발표와 윤 대통령의 엄중 대응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의료개혁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바뀐 바가 없다. 의료개혁 임무를 국민 지지와 여망 속에서 관철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현장점검을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전공의는 약 9000명으로, 지난 8일까지 절반 이상인 4944명에게 3개월 면허정지 사전통지서가 발송됐다. 이들은 발송 이후 20일 이내에 의견을 개진해야 하며, 응답하지 않으면 의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각종재난재해, 지하철파업,화물차파업,이번의 의료대란까지 국가가 위기때마다 나서는 군장병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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