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8.21 18:05 수정일 : 2026.08.21 20:41
작성자 : 김상호

나만의 길
노노족 김상호
세상에는
아무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길이 있다
지도에도 없고
이정표에도 없는 길,
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아도
어느 모퉁이에선가
내 그림자는 홀로 남는다
젊은 날의 나는
앞서가는 사람의 등을 보며 걸었다
누군가 달리면 나도 뛰었고
누군가 높은 곳에 오르면
내가 선 자리가 낮아 보였다
그때는 몰랐다.
강물에게는 강물의 속도가 있고
구름에게는 구름의 길이 있으며
한 그루 나무에게도
제 뿌리가 견뎌야 할 깊이가 있다는 것을,
깊은 바다는
산골짜기에서 흘러온 작은 시냇물에게
왜 늦게 왔느냐고 묻지 않는다
말없이 품어
제 몸의 푸른 일부로 받아들일 뿐이다
벼랑 끝 소나무도 그러하다
겨울이 제 몸을 흔들어도
건너편 숲의 키를 재지 않고,
가을이 붉은 단풍을 자랑해도
제 푸른 옷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천둥이 가지를 꺾고
눈보라가 허리를 휘게 해도
뿌리는 한 치씩
더 깊은 어둠으로 내려간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높아지는 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으로
자신의 뿌리를 깊게 내리는 일인지도 모른다
올빼미는
한낮의 독수리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모두가 잠든 칠흑의 숲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두 눈으로
어둠의 결을 읽는다
작은 바늘도
거대한 장작을 패는 도끼가 되려 하지 않는다
가느다란 몸 하나로
찢어진 옷깃을 꿰매고
벌어진 마음 한 자락을 이어 붙인다
세상에는
크기만으로 잴 수 없는 쓸모가 있고
빛의 세기만으로 헤아릴 수 없는
존재의 깊이가 있다
나도 한때
남의 신발을 탐낸 적이 있었다.
반짝이는 구두,
높은 곳으로 데려갈 것 같은 신발,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이름이 새겨진 신발,
그것을 신고
몇 걸음 서둘러 걸어 보았으나
발뒤꿈치에는 피가 맺히고
마음에는 물집이 잡혔다.
남의 신발은
아무리 눈부셔도
내 발의 상처까지 품어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세월은 오래 걸려
내게 한 켤레의 신발을 만들어 주었다
비에 젖고
진흙에 빠지고
돌부리에 채여
군데군데 닳아버린 신발,
내가 넘어졌던 날의 흙이 묻어 있고
다시 일어섰던 날의 체온이 남아 있다
밤하늘의 별들도
서로의 자리를 빼앗지 않는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각자의 어둠에서
제 몫의 빛을 밝힌다
길을 잃은 나그네에게 필요한 것은
하늘을 가득 채운 화려함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주는
작은 별 하나인지도 모른다
이제
앞사람의 등을 바라보며 걷지 않는다
누가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
얼마나 빨리 도착했는지
묻지 않으려 한다
바다는 제 깊이로 바다이고
소나무는 제 푸름으로 소나무이며
별은 제 자리에서 빛날 때
비로소 별이 되는 것처럼,
나 또한
내가 지나온 상처와 굽이굽이로
나일 수 있음을 알았으므로.
세상이 내게
더 빨리 걸으라 재촉해도
나는 내 발에 맞는 신발을 신고
내 숨의 속도로 걷겠다
비바람이 불면 잠시 젖고
길이 어두우면 별 하나를 올려다보며
넘어지면 흙을 털고
다시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삶의 끝에서 돌아보았을 때
누구보다 앞서 있었다는 말보다
끝내 남의 길이 아닌
나의 길을 걸어왔다고,
내 발자국 하나
저문 길 위에
조용히 남길 수 있도록.....

<프로필>
노노족 김상호
江原麟蹄産
아주대경영대학원졸(MBA),육군(특전)원사 정년퇴임
전)국가보훈처 수원보훈교육연구원 전직교육팀장,
(주)스카우트이사/국방 전직컨설팅본부장,
캘리포니아 주립대 한국교육원 겸임교수.
가천대학교경영대학원 교육본부장/외래,초빙교수,
선진문학작가협회 이사장
현)새한일보 취재본부장겸 논설위원,
더뉴스라인 컬럼니스트/논설위원,한국멘토교육협회 멘토전문위원.
대한민국 부사관총연합회 부회장/ 홍보대사/세계전뇌학습홍보대사
대한시문학협회 회장,대한민국무공수훈자회 선양위원.
인문학 및 법정교육강사
저술)마음을 훔쳐봐등7권,
상훈)
장관급지휘관/자치단체장표창84회외,육군참모총장표창,국방부장관(2회),대통령경호실장표창,
대통령표창,대한민국보국훈장 광복장.
국가유공자등록,자랑스런 아주인상,세계나눔천사대상(2회),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국방부 독서코칭대상 멘토상 수상,
평생교육 명강사 수상(3회),우수멘토 지도자상.
신인문학상,우수작가상,림영창문학상,윤동주문학상수상, 모산문학 최우수상,
여울문학상 대상,오하 문학상수상,서울환경문학상,한글세종대뢍 문학상
2021세종문화예술인대상수상.무궁화문화훈장 수상.
2023대한민국을 빛낸 자랑스런인물대상 문학부문(새한일보)
2023,제20회 대한민국평생학습대상수상(국무총리상)
2024 서울환경문학대상.
2025 글로벌 혁신리더 문화예술 대상(새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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