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고칠수록 명작이 된다

‘아닐 듯싶다’, ‘아닐 듯 싶다’ 띄어쓰기의 중요성

작성일 : 2026.09.12 13:51 수정일 : 2026.09.12 17:30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글을 쓰다 보면 참으로 어려운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띄어쓰기다. 맞춤법은 사전을 찾아보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 띄어쓰기는 문장의 구조와 단어의 쓰임까지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오랫동안 글을 써온 사람이라고 해서 띄어쓰기에서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오히려 글을 많이 쓸수록 ‘이게 맞나?’ 싶은 순간을 더 자주 만난다.

 

가령 오늘 제목으로 삼은 ‘아닐 듯싶다’​와 ‘아닐 듯 싶다’​가 그렇다. ‘듯’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그럴 듯하다’처럼 보이는 표현도 있고, ‘비가 올 듯하다’처럼 띄어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듯싶다’는 하나의 보조 용언처럼 굳어진 표현이어서 ‘아닐 듯싶다’​라고 붙여 쓰는 것이 바른 표기다. 이처럼 우리말은 참으로 묘하다. 같은 ‘듯’이 들어갔는데도 어떤 경우에는 띄고, 어떤 경우에는 붙인다.

 

그러니 글을 쓰면서도 자신 있게 펜을 내려놓기가 어렵다. 특히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글을 작성하다 보면 맞춤법 검사기가 틀린 부분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기계의 도움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문맥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이나 미묘한 의미 차이까지 사람이 일일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단순히 좋은 문장을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무엇을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적절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의 순서를 정하고,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듬는 일까지 모두 글쓰기의 영역이다. 여기에 맞춤법과 띄어쓰기라는 마지막 관문까지 기다리고 있다.

 

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글쓴이가 기울이는 시간과 정성이 결코 적지 않은 이유다. 나는 글을 쓰면서 자주 사전을 찾는다.

 

예전에는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대충 짐작해서 쓰기도 했다. 하지만 글을 계속 쓰다 보니 그 ‘대충’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됐다. 특히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리는 글이라면 작은 오탈자 하나도 눈에 크게 들어온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엉망이면 독자는 글쓴이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그렇다고 글쓰기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틀리지 않으려고 한 문장 한 문장을 붙잡고 있다 보면 오히려 글쓰기가 고통스러워진다.

 

중요한 것은 일단 쓰고, 다시 읽고, 고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이다. 초고는 누구에게나 부족하다. 좋은 글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퇴고를 거치면서 조금씩 단단해진다.

 

띄어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이걸 붙여야 하나, 띄어야 하나’ 고민스럽지만 찾아보고 익히다 보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오늘의 ‘아닐 듯싶다’ 하나를 제대로 익히는 것도 훗날 수많은 문장을 쓰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결국 글쓰기란 생각을 문장으로 옮기는 작업인 동시에, 그 문장을 끊임없이 다듬는 작업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단순히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쓴 글을 다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글을 쓴다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는 일이다. 나 역시 오늘도 사전을 뒤적이고, 맞춤법을 확인하고, 띄어쓰기를 고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닫는다.

 

글은 쓰는 것보다 고치는 것이 더 어렵고, 고치는 것보다 정확하게 쓰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그래서 띄어쓰기 한 칸이 소중하다. 그 한 칸에도 글쓴이의 고민과 정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아닐 듯싶다'와 '아닐 듯 싶다'의 올바른 표기는 붙여 쓰는 '아닐 듯싶다'가 맞다. 이런 맥락으로만 보더라도 작가는 항상 공부해야 한다.

 

또 하나의 보너스 상식 추가! 책(발간을 목적으로 한)은 고칠수록 명작이 된다. 내가 그동안 발행한 일곱 권의 책은 다 그런 인고의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세상에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