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졸 학력의 무지렁이가 일곱 권이나 책을 내시다니?”
작성일 : 2026.09.18 06:01 수정일 : 2026.09.18 09:3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초졸 학력의 무지렁이가 일곱 권이나 책을 내시다니?”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잠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칭찬이라는 사실은 분명했지만, 그 말 속에 담긴 놀라움은 오히려 지난 세월을 한꺼번에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어제는 두 번째 심리 상담을 받는 날이었다. 요즘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겹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털어놓기 힘든 속내를 상담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풀어놓고 있다.
누구에게나 마음의 짐은 있는 법이지만, 때로는 그것을 혼자 짊어지고 있기보다 누군가에게 내려놓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상담을 마치면서 나는 선생님께 내 책 한 권을 선물했다.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였다. 표지에는 피아노 건반을 품은 고래가 있고, 그 위로 음표가 흘러간다. 가요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자는 책이다.
선생님은 책을 받아 들고 무척 반가워하셨다. 그러더니 책장을 넘겨보며 감탄했다. “대학교수도 책 한 권 내기가 힘들거늘 일곱 권이나 책을 발간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 말씀에 나는 웃었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어서 책을 낸 것이 아니라,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이 읽고 쓰려고 했던 것인데요.’
나는 스스로를 화려한 학력의 소유자라고 생각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누구보다 고달픈 세상을 살아오면서도 배움의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다. 그래서 책을 내는 일은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가 아니었다.
다만, 어느 날 취재차 참석한 강연회에서 들었던 한마디가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책을 보면 독자지만, 책을 내면 저자가 된다.” 그 말이 내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날 이후 도서관을 더욱 부지런히 드나들며 책을 읽었다. 많이 읽다 보니 조금씩 글이 써지기 시작했고, 시민기자로 현장을 누비며 쌓은 경험과 생각을 글에 담았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책이 세상에 나왔다.
장편소설 『평행선』을 비롯해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경비원 홍키호테』, 『초경서반』,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그리고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까지 일곱 권이다.
돌이켜보면 책은 내게 단순한 출판물이 아니었다. 책 한 권 한 권은 내가 살아온 세월의 기록이었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 흔적이었다. 또한 ‘나도 할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내 책을 선물할 때마다 특별한 마음이 든다. 그것은 단순히 종이와 활자를 건네는 행위가 아니다. 내가 살아오며 얻은 생각과 경험, 때로는 상처와 희망까지 함께 건네는 일이다.
특히 심리 상담을 받는 내가 상담 선생님께 책을 선물한 일은 더욱 의미가 깊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내가 쓴 책을 건네는 편이 훨씬 솔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저자와 독자를 이어주는 다리다. 저자가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면 독자는 그 기록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그러므로 책 선물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이자 응원일 수 있다.
학력이 낮다고 해서 생각까지 낮은 것은 아니다. 많이 배우지 못했다고 해서 인생의 지혜까지 없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무엇을 배웠느냐만이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남기느냐에 있다.
나는 지금도 늦은 나이에 학교에 다니며 공부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어쩌면 나에게 책은 졸업장이 아니라 끝없이 공부하겠다는 약속인지도 모른다.
어제 상담 선생님께 건넨 내 책 한 권이 선생님의 책장 한 귀퉁이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책을 펼쳐보며 이런 생각을 해주셨으면 한다.
“사람의 인생은 학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전으로 새롭게 쓰일 수 있구나.”
그것이 초졸의 무지렁이였던 내가 일곱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이자, 독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가장 큰 가치와 의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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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허투루 살았다. 재주까지 없어서 남들처럼 많이 배운 것도, 벌어놓은 재산도 없었다. 쓸데없는 나이만 먹던 중 취재 차 어떤 강연회에 갔다. “책을 보면 독자지만 책을 내면 저자가 된다.”는 작가 겸 강사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나도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도서관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만 권의 책을 읽자, 글이 술술 잘 써지기 시작했다. 더불어 20년 시민기자의 관록과 깜냥을 보태 그동안 여섯 권의 책을 냈다. 열 곳이 넘는 기관과 지자체, 언론사 등에서 시민기자와 프리랜서 기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N뉴스통신’ 편집국장과 ‘월간 청풍’ 편집위원을 겸하고 있다. 도전 한국인 본부 주최 2023년 ‘언론 부문 우수 기자 보도상’과 2023년 ‘제3회 한국 해외문화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발간한 책은 다음과 같다. · 장편소설 『평행선』 · 에세이 『두 번은 아파 봐야 인생이다』 · 에세이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 에세이 『경비원 홍키호테』 · 에세이 『초경서반』 · 에세이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 - 이상은 필자의 일곱 번째 저서인 『가요를 보면 인생을 안다』에 수록된 필자의 프로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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