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 사람과 든 사람

작성일 : 2026.06.25 13:16 수정일 : 2026.06.25 13:29

작성자 : 정규영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정규영 논설위원 /공학박사,사회복지학박사,시인,수필,평론가

 

된 사람과 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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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배우며 살아간다. 그러나 많이 배웠다고 해서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참된 사람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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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머리에 쌓을 수 있지만, 인격은 삶 속에서 길러진다. 

결국 인의예지신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진정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학력이나 지위보다 먼저 인격을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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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된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든 사람이다. 된 사람은 인격과 품성을 갖춘 사람이며, 든 사람은 지식과 경험을 많이 쌓은 사람이다.

​가장 이상적인 사람은 지식과 인격을 함께 갖춘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많이 배웠지만 인격이 부족한 사람도 있고, 높은 학력은 없어도 깊은 인품으로 존경받는 사람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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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단순히 아는 것을 늘리는 일이 아니다. 배우고 익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하였다.

​배움은 실천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배우기만 하고 익히지 않는다면 참된 배움이라 할 수 없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계단을 떠올려 보자. 배움 또한 그러하다. 우리는 저마다 다른 높이의 계단 위에 서 있다. 자신이 배우고 익힌 만큼의 높이에 서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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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때로는 아래 계단에 있는 사람이 윗계단에 있는 사람의 시야와 경험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오히려 자신이 더 높은 곳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도 한다.

​이는 지식의 부족 때문이라기보다 자신의 위치를 성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겸손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 많이 알수록 더욱 겸손해야 하고,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욱 귀를 낮추어야 한다. 진정한 배움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겸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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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 속에서 껍질을 쪼는 순간, 어미 닭도 밖에서 함께 쪼아 줄 때 비로소 새로운 생명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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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 마찬가지다. 가르치는 사람의 정성과 배우는 사람의 준비가 함께할 때 진정한 성장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좋은 조언마저 잔소리나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충고도, 친구의 진심도, 직장 선배의 경험도 자존심과 부딪히면 귀를 닫아 버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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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조언하는 사람 역시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하지만 듣는 사람에게도 조언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받아들이는 내공이 필요하다.

​이러한 자세는 개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날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인은 국민 위에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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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비판과 쓴소리는 정치를 바로 세우는 소중한 자산이다. 이를 적대의 목소리가 아니라 나라를 걱정하는 충언으로 받아들일 때 정치도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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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치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사회·경제·문화·과학·체육·예술 등 모든 분야의 지도자와 고위 공직자, 그리고 각 분야의 리더들이 높은 철학과 올바른 가치관, 겸손한 자세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할 때 사회는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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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자리는 권한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더 큰 책임을 감당하는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움의 끝은 지식이 아니라 인격이며, 인격의 완성은 겸손이다. 인의예지신을 품고 배우며, 배우고 익혀 실천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든 사람’을 넘어 ‘된 사람’이라 부를 수 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지도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사람다운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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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솔 정규영
공학박사 · 사회복지학박사
시인 · 수필가 ·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