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세금이 왜 정치인들을 위해 쓰이는가?
작성일 : 2024-03-28 00:27 수정일 : 2024-03-27 18:03 작성자 : 김상호 (sangho5747@hanmail.net)

칼럼니스트 김상호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정부가 각 정당에 지급하는 선거보전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1100억원 가까이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선거보전금 중 비례대표 몫은 후보가 아닌 정당에 지급되는데, 선거 전에 선거비용 충당을 위한 정당보조금(선거보조금)도 따로 지급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정당들에게 정당보조금과 선거보전금을 통해 중복으로 지급되는 금액이 이번에도 수백억에 달하거란 전망이다. 정당을 보호·육성한다는 취지로 많게는 한 해 1000억 원 넘게 지급되는 정당 국고보조금. 유용, 먹튀 논란이 일 때마다 정치권은 “감시를 강화하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아예 없애자는 선거 공약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국고보조금 제도가 생긴 지 44년 되도록 제도 개선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국가가 일정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선거 후보자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은 각 후보자나 정당이 선거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 재산이 많거나 거액의 후원을 받는 사람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정치활동에 후원금이 필요하게 돼 정경유착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선거보전금이 선거보조금과 중복 지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문제는 선거공영제가 실시된 이래 매 총선때마다 지적돼 온 사안이나 해결되지 않고 있다.
4월 총선 선거보전금 1072억…또 '중복지급'만 수백억?
선거 때마다 세금으로 지원하는 돈, 선거보조금이다. 중앙선관위는 4·10총선을 위한 선거보조금 501억9700만 원을 25일 각 당에 배분했다.
돈을 받은 정당은 위성정당을 포함하여 11곳.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188억 원과 177억 원으로 가장 많이 받았고, 원외 정당인 기후민생당(민생당의 후신)도 10억400만 원을 받았다. 기후민생당은 현재 의석은 없지만 정치자금법에 따라 21대 총선 당시 2% 이상(2.08%)의 표를 받았기 때문에 보조금 총액의 2%를 배분받았다.
민생당은 2022년 지방선거 때도 단 1명의 후보를 내고 9억3000만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아갔다.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A 씨가 받은 최종 득표 수는 386표.
이렇다 할 의정활동도 찾기 힘든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지만 지난 4년간 받은 정당보조금은 40억 원을 훌쩍 넘는다.
민생당의 계속된 국고보조금 수령은 제도상의 허점과 감시의 허술함이 동시에 드러난 극단적 사례지만, 기존 원내 정당의 국고보조금 사용 역시 감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허경영 하늘궁 대표도 출마했다, 여기도 정당 보조금만 꿀꺽할 공산이크다.
국민의 아까운 세금들이 줄줄이 반짝 개점휴업 정당으로 흘러들어간다.
예전에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은 2013년 국고보조금 6668만 원을 당직자들에게 상여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회계 처리를 했다. 그리고 이를 차명계좌로 반환받아 불법 선거 자금으로 썼다가 적발됐다. 새누리당(국민의힘의 전신) 역시 2012년 정책개발비로 6500만 원을 썼다고 회계 신고를 했는데, 몇 건의 짜깁기한 보고서가 전부였던 것으로 드러나 선관위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시민단체 등에선 보조금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를 위한 법 개정을 꾸준하게 요구하고 있다. 선관위도 2021년을 비롯해 세 차례에 걸쳐 정당의 수입·지출 내역을 인터넷에 상시 공개하도록 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정치권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또 자동 폐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당보조금이 필요하다면 회계감사 규정 강화 등 제도적 개선을 통해 정당보조금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당보조금이 많다고 더 좋은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감시받지 않은 거액의 보조금 지급은 정당에 대한 국민 불신만 높일 뿐만 아니라 정당 스스로의 자생력마저 잃게 만들 수 있다.
22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와 함께 반드시 정당보조금 지급 개정안도 이루어지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