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마음은 손녀 웃음 속에서 헤엄쳤다

손녀와의 ‘대전아쿠아리움’ 나들이 행복

작성일 : 2026.09.23 06:03 수정일 : 2026.09.23 06:4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를 서울에서 데리고 온 지 나흘째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할아버지의 마음도 덩달아 젊어지는 듯싶다.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어제는 손녀의 손을 꼭 잡고 보문산에 있는 ‘대전아쿠아리움’을 찾았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반가운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성심당 빵도 사고 보문산 아쿠아리움도 구경하고!’라는 내용이었다. 마침 성심당에서 빵을 사고 받은 영수증을 챙겨온 터라 매표소에 내밀었다. 정상 입장료 2만7천 원이 1만7천 원으로 할인됐다.

 

뜻밖의 할인에 나도 모르게 “와!” 하고 쾌재를 불렀다. 손녀 역시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웃었다.

 

대전아쿠아리움은 단순히 물고기만 구경하는 곳이 아니다. 이곳은 2015년 9월 23일, 운영난으로 문을 닫았던 옛 대전아쿠아월드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다시 문을 연 곳이다. 당시 기존 시설의 90% 이상을 새롭게 꾸미고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보강했다.

 

 

운영 주체는 “수족관 관람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설을 재정비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단순히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미니동물원 등을 마련했다.

 

이곳의 또 다른 특별함은 공간 자체에 있다. 아쿠아리움 내부는 일반적인 현대식 건물과 달리 동굴형 공간의 특색을 살리고 있다. 어떤 조사에서는 이곳 지하공간이 과거 군사시설로 사용됐던 흔적과 미완성 동굴 등이 확인되면서 역사적 의미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다만 동굴의 정확한 조성 배경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역사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손녀와 함께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수많은 물고기였다.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하는 모습부터 커다란 수조 속을 유유히 오가는 대형 어류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한국의 민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세계 여러 지역의 담수어와 파충류 등도 살펴볼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는 살아 있는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어제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인어공주’ 공연이었다. 대형 수조 안에서 인어 복장을 한 공연자가 물속을 유영하자 손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동화책 속에서만 보던 인어가 실제로 나타난 듯했다.

 

손녀는 유리벽 가까이 다가가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 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공연보다 더 벅찼다. ‘금지옥엽 내 손녀가 저렇게 좋아하는구나!’

 

 

어쩌면 아쿠아리움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물속의 인어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손녀의 얼굴이라고 느껴졌다.

 

아무튼 ‘대전아쿠아리움’의 관람 동선을 따라가면 물고기뿐 아니라 물범과 수달 같은 생물도 만날 수 있고, 3층에는 체험형 동물원까지 마련돼 있었다.

 

아이(손녀)에게 좋은 나들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손을 잡고 걷고, 같은 것을 바라보고, “저 물고기 봐!” 하며 서로의 감탄을 나누는 것, 그리고 훗날 손녀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릴 적 할아버지와 아쿠아리움에 갔었지...”라고 기억해 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손녀와 함께한 보문산 아쿠아리움 나들이. 어제 나는 입장료 1만 원을 아낀 기쁨보다 훨씬 값진 것을 얻었다. 손녀의 손을 잡을 수 있는 나들이야말로 할아버지에게는 가장 큰 행복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이날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물고기는 물속을 헤엄쳤고, 인어는 수조 안에서 춤췄으며, 할아버지의 마음은 손녀의 웃음 속에서 헤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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