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도 공모전과 닮았다

꼴등이 있어야 1등도 있다

작성일 : 2026.09.27 06:39 수정일 : 2026.09.27 07:3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제4회 뿌리와 효 문화 시화 공모전’ 시상식이 곧 열린다. 대전시 중구에 자리한 뿌리공원은 전국 244개 문중이 조상의 얼과 역사를 조형물로 새겨 놓은 곳이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문중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효문화 뿌리축제가 열리고, 올해도 10월 2일부터 4일까지 [제17회 대전 효문화 뿌리축제]가 성대하게 펼쳐진다. 그 뜻깊은 축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의 문중과 성씨 후손들이 함께하는 시화 공모전 시상식도 마련된다.

 

나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공모전에 응모했다. 결과는 입선이었다. 대망의 대상은커녕 최우수상이나 우수상도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결과를 접했을 때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자신의 작품이 더 좋은 평가를 받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입선도 결코 부끄러운 결과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나는 또다시 도전했다.

 

그리고 작품을 완성해 정해진 기간 안에 제출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전통과 효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고, 한 편의 글과 그림으로 그것을 표현해 보는 소중한 경험도 얻었다.

 

세상에는 1등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1등이 혼자 존재할 수 있을까? 달리기에서 1등이 있으려면 함께 출발한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1등이 빛나는 것은 2등과 3등이 있었기 때문이며, 때로는 꼴등까지 있었기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그렇다고 꼴등의 도전이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출발선에 섰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포기한 사람과는 다른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공모전도 마찬가지다. 대상 수상자가 있는가 하면 입선자도 있고, 아쉽게 이름을 올리지 못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작품이 있었기에 공모전이라는 무대가 완성된다. 낙선했다고 해서 도전의 가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아예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무슨 실력으로 공모전에 나가?”, “어차피 상을 못 받을 텐데.”, “나보다 잘 쓰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생각에 갇혀 출발선에도 서지 않는다면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반면 일단 도전하면 결과가 어떻든 경험이 남고, 경험은 다음 도전의 자산이 된다. 어제의 입선이 오늘의 용기가 되고, 오늘의 도전이 내일의 더 나은 작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는 올해 입선이라는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대상이 아니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참여했기 때문에 이미 하나의 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 인생도 공모전과 닮았다. 누구나 1등을 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도전할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남보다 앞섰느냐가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갔느냐이다. 그러므로 나는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대상이 아니어도 좋다. 입선이어도 좋고, 때로는 낙선이어도 괜찮다. 다시 쓰고, 다시 응모하고, 다시 출발하면 된다. 꼴등이 있어야 1등도 있다. 그리고 도전하는 사람이 있어야 무대도 존재한다.

 

결국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꼴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출발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상은 언젠가 사라지지만, 도전하는 사람의 발걸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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