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우리 학교로 오세요

작성일 : 2026.09.17 09:41 수정일 : 2026.09.17 14:12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 “천 번이고 다시 태어난대도 그런 사람 또 없을테죠 슬픈 내 삶을 따뜻하게 해준 참 고마운 사람입니다 그런 그댈 위해서 나의 심장쯤이야 얼마든 아파도 좋은데 사랑이란 그 말은 못 해도 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 모든 걸 줄 수 있어서 사랑할 수 있어서 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중략)” -

 

인기가수 이승철이 발표한 2009년 개봉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OST이자 그의 10집 앨범 'Mutopia'에 수록된 곡이다. 이 곡의 압권은 제목인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가 아닐까 싶다.

 

이 노래를 소환한 까닭은, 그 제목인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가 이 글의 제목인 ‘이런 학교 또 없습니다’와 격을 같이 할 수 있을 듯싶어서였다.

 

다음은 《문화로 읽는 한국 현대사》에 수록된 지난 시절 우리나라의 교육 실태를 다룬 내용이다.

 

- “1950년대 후반에 이르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이 10명 가운데 6~7명으로 늘었어. 한국처럼 빠른 속도로 문자 습득률이 높은 나라는 없대. 여기에는 소리글이라는 한글의 우수성이 한몫했지. 의무교육 제도의 실시도 큰 역할을 했어. (중략)

 

 

헌법 제31조는 의무교육 제도를 “적어도 초등교육은 의무적이며 무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어. 그런데 비록 헌법에는 ‘무상’이라고 제시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어.

 

국가 재정 가운데 교육에 쓴 비율은 1950년에 4.8%, 1954년에 6.3%에 지나지 않았고 그 뒤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거든. 그나마도 제때에 학교에 배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았지. 1958년에는 의무교육비 340억 환 가운데 259억 환만 지급되어 약 81억 환에 달하는 운영 경비를 받지 못했어.

 

국가로부터 운영 경비를 받지 못했다면 학교는 어떻게 운영됐을까? 비용은 학부모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학교는 학부모들이 내는 사친회비와 각종 잡부금으로 운영됐지.

 

1956년도 전국 국공립학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운영 비용 가운데 55%가 사친회비라는 명목으로 징수한 액수였어. 1958년 초등학교 운영비의 75%가 사친회비였지.

 

공식적으로 내는 수업료와 사친회비 이외에도 무수한 잡부금이 있었어. 학부모들은 사친회비와 각종 잡부금을 내느라 허리가 휘었고, 이를 못 낸 아이들의 마음은 멍이 들곤 했지. (중략)

 

 

시험을 보려면 시험지 종이 값을 내야 했는데 종이 값을 못 내면 시험을 치르지 못했어. 제 때 납부 비용을 가져오지 못한 학생들은 구타를 당하기도 했지. 의무교육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야.

 

학생들에게 거둔 잡부금 항목은 지금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야. 1954년에 전라남도 도의회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무려 32종목에 달하는 납입금 징수를 지적했는데 아래와 같아.

 

-> 입학금, 수업료, 책상대, 수험료, 용지대, 사친회비, 시설비, 사친회입회금, 학급비, 장학비, 연구비, 체육비, 기성회비, 기성회추징금, 학도호국단입단비, 학도호국단비, 훈련비, 실험비, 실습비, 경조비, 충무공동상비, 충무탑건립비, 사대기성회비, 위문엽서대, 위문품대, 학생기념탑비, 월동비, 학급별 연료대, 전별금, 유리대, 교재비, 원정비(《경향신문》, 1955년 11월 28일) (중략)

 

(당시) 나라의 국방비 예산은 50%를 넘었지만 교육비는 10%도 넘지 못했으니 사친회비나 기성회비 또는 잡부금을 걷지 않고는 학교를 운영할 수 없었어. (후략)

 

 

"느그 아부지 뭐하시노(네 아버지 직업은 뭐냐?)"는 영화 《친구》에서 배우 김광규가 남긴 명대사로, 영화 속에서 학생(유오성, 장동건의 뺨을 때리며)을 꾸짖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다.

 

상황적 배경은 영화 속에서 담임이 학생을 꾸짖거나 핀잔을 줄 때 사용된 대사로, 단순히 아버지의 직업을 묻는 것이 아니라 학생을 훈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하지만 이는 1980년대 초 당시의 바닥을 기는 학생 인권, 그리고 체벌을 남발하는 폭력 교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일견 학교에 낼 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하는 학생들까지를 통틀어 압축하는 모양새로도 읽히는 것도 사실이다.

 

각설하고 내가 다니는 대전시립중고등학교에서 2027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 대상은 주,야간이며 10월 1일부터 방문 접수하면 된다. 합격 후 입학금은 물론이며, 등교 시에도 모든 것이 무료다.

 

 

교과서와 참고서, 학교급식까지 무상으로 제공한다. 단, 선착순이므로 늦으면 등록할 기회조차 없다.

 

참고로, 나의 경우 지난 2024년 10월 초에 대전시립중학교에 입학 등록을 하러 오전에 갔으나 자리가 딱 하나 남아서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등록을 마칠 수 있었다.

 

가수 이승철은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며 어떤 착한 사람을 찬미했다. 반면 내가 지금껏 주창한 대상은,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 학습자와 청소년이 학력을 취득할 수 있도록 돕는 전국 유일의 전 과정 무상 지원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시립중고등학교이다.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교육청, 대전평생교육진흥원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공공형 학력 인정 기관으로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15-1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런 학교 또 없습니다”의 압권이다.

 

망설이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서두르시라! 개봉 박두? 아니 등록 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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