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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마오쩌둥 좌우명 논란, 사자성어가 그리 없었나?

처변불경(處變不驚)과 태연자약(泰然自若)

작성일 : 2026.08.12 07:21 수정일 : 2026.08.12 14:39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 필자의 저서


이순신 장군은 영원불멸 한국인의 영웅이다. 그러나 일본인 시각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안중근 의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인이 보는 마오쩌둥과 한국인이 그를 평가하는 시선 또한 천양지차(天壤之差)의 간극을 이룬다. 마오쩌둥은 6.25 전쟁 당시 김일성의 남침 참전 요청과 소련 스탈린의 승인하에 대규모 군 병력을 한반도에 밀어 넣었다.

 

그 결과, 엄청난 인명이 살상되었고 결국 남북 분단이 고착화되는 비극까지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자국의 내치(內治)에서도 심각한 오점을 남겼다.

 

마오쩌둥은 “곡식을 먹는다”는 이유로 참새를 해로운 새(害鳥)로 지목해 전국적인 소탕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그의 그릇된 정책은 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수천만 명이 굶어 죽는 대참사를 낳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 필자의 저서

 

 

▲ 참새 박멸 운동 개요

 

1958년 마오쩌둥은 참새가 곡식을 쪼아 먹는다며 쥐, 모기, 파리와 함께 '제사해(四害)' 중 하나로 지정하고 전국적인 소탕령을 내렸다. 이에 중국 전역에서 냄비와 북을 쳐서 참새가 땅에 내려앉지 못하게 지쳐 죽게 만들거나 둥지를 부수는 등 무자비한 사냥이 벌어졌고, 수억 마리의 참새가 죽었다.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 등 곡식을 해치는 해충들의 천적이 없어지면서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농작물이 해충으로 인해 초토화되면서 대규모 흉작이 발생했고, 결국 수천만 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대기근으로 이어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은 중국 지도부는 참새 소탕을 중단하고 오히려 소련 등지에서 참새를 다시 수입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이했다.

 

 

단기 사병(방위병)으로 군 복무를 마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복무기간 연장 미스터리’가 가뜩이나 국민적 거북함으로 여전한 가운데 안 장관이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사자성어다.

 

그는 지난 6월 공군사관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처변불경(處變不驚), 즉 ‘정세가 변해도 놀라지 않는다’라는 말을 마오쩌둥이 했다고 소개하며 마오쩌둥의 좌우명이 곧 자신의 좌우명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나는 사자성어 관련 저서만 두 권을 발간한 바 있는 작가 겸 기자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어떤 상황에 인용할 수 있는 사자성어는 부지기수다. 따라서 A라는 사자성어를 사용코자 한다면 그 성어의 생성 원인부터 살펴보는 게 순서다.

 

그리고 그 사자성어가 시대 흐름과 국민 정서에도 부합되지 않을 경우엔 즉각 플랜 B의 사자성어로 치환하는 게 순리다. 모름지기 대한민국 전군의 지휘관인 국방부 장관은 인용할 사자성어가 그리도 없었나?

 

차라리 태연자약(泰然自若, 마음에 어떠한 충동을 받아도 움직임이 없이 천연스러움)이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야당의 주장처럼 주적이 어디인지 대답도 못 하는 정권에서 군복무 당시 탈영 의혹까지 받는 국방부 장관이 사관학교 생도들 앞에서 마오쩌둥의 좌우명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들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국민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행위였다고 본다.

 

논란이 커지자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안 장관이) 평소 변화와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이고, 특정 인물을 강조하기 위한 사항은 당연히 아니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탐탁지 않게 느낀 국민은 비단 필자뿐이었을까.

 

“냉수에 이 부러진다”라는 속담이 있다. ‘하찮은 일에 크게 당황하거나 어이없는 상황에 처하다’는 뜻으로,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비유적 표현이다.

 

국방부 장관의 ‘처변불경’ 발언은 그야말로 냉수에 이가 부러질 판이다. 인사가 만사(人事萬事)라고 했거늘 인재가 그리 없나?

 

▶ 마오쩌둥의 ‘참새 박멸 작전’으로 해충이 초토화되면서 대규모 흉작이 발생했고, 결국 수천만 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대기근으로 이어진 사건을 AI 이미지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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