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위기때 상승폭 웃돌아 한국경제 위협
작성일 : 2024-04-23 00:03 수정일 : 2024-04-22 22:56 작성자 : 김상호 (sangho5747@hanmail.net)

칼럼니스트 김상호
이번 윤대통령과의 영수 회담의제로 올리겠다는 민생회복지원금은 이 대표가 이번 총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약이다. 이 대표의 주장대로 1인당 25만 원, 가구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려면 13조 원이 필요하다. 기존 예산을 조정해서 마련할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인데,우선 빛내서 소고기국 먹고 결국은 또 만만한 미래세대의 주머니를 털자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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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때 상승폭 웃돌아 韓경제 위협
이 대표의 민생회복지원금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 4·15총선을 앞두고 추진했던 1차 재난지원금과 일견 흡사해 보인다. 소득 수준을 가리지 않고 전 국민에게 현금을 살포한다는 점이 그렇고, 4인 가구 기준 지원금을 100만 원으로 잡았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실질적으론 전혀 다르다. 4년 전에는 코로나등 나름의 불가피성과 정책적 정합성이 있었지만 지금은 정반대다.
문재인 정부의 팬데믹 기간 중 살포된 현금이 불붙인 인플레이션과 전 세계가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국가 채무가 1천조대를 넘어서고 있어 부채 상환에 허덕이고 있고,한국의 올해 2,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3%대를 찍었다. 2022년 5%대에 이어 작년 3%대 중반의 고물가를 버티면서 대응 여력을 소진한 상태에서 질질질 이어지는, 숨차고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국면이다. 한쪽에서는 고물가 처방약인 고금리가 숨통을 조여온다.
농산물의 경우는 사과와 배가 1년 전보다 80%가 넘게 올랐다. 이달 총선이 끝나기가 무섭게 3만원대의 치킨등 햄버거 업체들은 ‘이젠 눈치 볼 게 없다’는 식으로 앞다퉈 인상된 가격표를 내다 붙이고 있다. 조미김 값이 오르면서 구내식당이나 백반집에서는 김 반찬이 사라지는 중이다, 외식물가 또한 염두도 못낼 형편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천재지변과도 같은 두 ‘고물가 변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의 경우 이스라엘-이란 간의 확전 움직임으로 19일 WTI 기준 배럴당 86달러까지 치솟았다. 4년 전 1200원대 초반이던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위협하고 있다. 단순한 환율 변동 효과만으로도 해외에서 들여오는 물건과 서비스 값이 4년 전보다 11.6% 비싸졌다.
고환율은 가뜩이나 높은 국내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치솟으면 수입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통상 고환율은 수출 기업들에는 호재였지만 이번 국면에서는 다르다. 수출 경합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더 크게 하락하는 ‘슈퍼 엔저’ 현상에 국내 기업들도 발목이 잡혔다. 고환율이 물가를 끌어올려 내수를 옥죄고, 수출 부진까지 초래하는 내우외환의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지금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은 성장도, 고용도, 부동산도 아닌 물가라는 데 이견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그렇다. 선거가 있는 나라에서는 예외 없이 ‘바보야, 문제는 물가야’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온다, 민생이 물가고 물가가 곧 민생이다.
이 대표가 주장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양보해서 소비 진작 효과가 있다고 치자. 하지만 일회성 반짝 효과가 사라지면 고물가에 기름을 부어 인플레이션 탈출을 더디게 만드는 부작용만 남게 될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민생회복‘지원금’이 아니라 민생회복‘지연금’이 맞는 이름일 것이다. 민생 협치를 하자는 영수회담 테이블에 올릴 ‘메뉴’가 아니다.
이러한 포플리즘은 시장경제 사회에서는 중독성 강한 마약과도 같다.
여야가 민생회복을 위한 물가에 관심을 두고 잡아야 할 것이다.
각종 특검과 정쟁을 최우선 국회 과제로 선택 한 것도 차후다, 민생안정을 위한 물가정책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