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 킬러’가 이런 자들을 처단해 주었으면!
작성일 : 2026.09.06 17:23 수정일 : 2026.09.07 06:3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매주 금·토요일 밤 9시 50분,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를 기다리는 시간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워킹맘이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워라밸을 지켜내는 이야기라니,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 속 이야기가 단순한 오락으로만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 사회에는 정말 ‘악의 축’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도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돈과 권력으로 덮어버리는 사람,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강하면서 자신보다 힘센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비굴해지는 사람도 있다.
더 답답한 것은 그런 사람들이 반드시 불행하게 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부당하게 얻은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좋은 차를 타고, 고급 식당을 드나들며, 마치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처럼 당당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우리는 심심찮게 목격한다.
반면 정직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책임을 져야 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제대로 항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이 생긴다.
‘도대체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저절로 나온다. 그럴 때 <유부녀 킬러> 속 주인공이 불쑥 떠오른다.
현실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만약 정말 그런 사람이 존재해서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악인들을 하나씩 찾아내 응징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실제로 누군가를 죽이거나 사적으로 처단하는 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그것은 또 다른 폭력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청자로서 ‘저런 사람만큼은 누군가 제대로 혼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까지 억누르기는 어렵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살인이 아니라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는 세상이다. 악을 저지른 사람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고, 피해를 입은 사람이 억울함을 풀며,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진실이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 말이다.
드라마 속 ‘킬러’에게 우리가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유부녀 킬러>를 보며 한편으로는 이런 엉뚱한 바람을 품어본다.
‘유부녀 킬러’가 현실에서도 불쑥 나타나 이 세상의 악인들을 모조리 처단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 바람의 진짜 의미는 누군가의 죽음을 바라는 데 있지 않다. 나쁜 짓을 해도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는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절실한 마음에 가깝다.
드라마가 우리에게 잠시나마 통쾌함을 선물하는 사이, 현실에서는 법과 제도와 양심이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해주고 있음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누군가의 손에 든 총보다 더 강력한 것은 공정한 법이고, 개인의 복수보다 더 오래가는 것은 사회의 정의이거늘.
그래서 <유부녀 킬러>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쳐본다.
“제발, 현실에서도 악인이 더 이상 웃으며 살 수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금주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