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이기는 대통령 없다
작성일 : 2026.09.19 05:41 수정일 : 2026.09.19 09:10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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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 투숙을 거부한 여관 여주인 모습을 AI 이미지로 생성 |
역사는 지나간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때로는 따끔한 경고를 보내고, 때로는 권력의 한계를 일깨우는 거울이 된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까닭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대전은 대한민국 정부의 임시 수도 역할을 했다. 북한군의 남하가 계속되자 정부와 고위 인사들은 대전으로 내려왔고, 전황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대전 전투를 전후한 당시 상황은 오늘날까지도 여러 기록과 증언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대전 사람들에게 오래 회자되는 이야기가 이른바 ‘성남장 사건’이다. 당시 대전에서 숙소(호텔 또는 여관을 의미)인 성남장을 운영하던 김금덕 여사가 전쟁통에 우왕좌왕하던 정부 고관들의 행태를 보고 크게 나무랐다는 일화다.
그동안 발간된 책과 자료에 따르면 1950년 6.25 남침을 시작한 김일성의 파죽지세 공격으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전으로 피신한다.
대전에 임시 수도를 차린 이승만은 인민군이 평택까지 내려왔다는 미확인 소문만 믿고 측근들과 전주로 도망을 갔다. 그러다가 그게 사실이 아님을 확인한 뒤 머쓱한 표정으로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숙소인 대전 성남장 여관에 투숙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한심한 작태에 분노한 여관 주인 김금덕 여사가 투숙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게 바로 ‘대전 성남장 사태’였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금 ‘국민 이기는 대통령 없다’라는 사실과 명제를 발견하게 된다.
이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대통령과 권력자 역시 국민의 눈높이에서 평가받는 존재라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권력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국민의 시선과 역사적 평가를 감당해야 한다. 대통령에게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지만, 그 권한의 근원은 국민에게 있다.
따라서 대통령이 국민의 뜻과 동떨어진 국정을 펼친다면 결국 민심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9월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연임 개헌, 공소 취소 논란, 인사 문제, 호르무즈해협 파병, 부동산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들이 참석했고, 자유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9월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37%, 부정 평가가 56%로 나타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특정 정권이나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자리라는 사실이다. 국민은 대통령을 만들지만, 동시에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평가한다.
과거 성남장의 한 여주인이 권력자들에게 던졌다는 질책은 그래서 단순한 옛날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대통령이 아무리 높은 자리에 있어도 민심을 외면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에는 임기가 있지만 국민은 계속 살아간다. 정권은 바뀔 수 있지만 국민의 삶은 계속된다. 그러므로 대통령에게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권력의 상실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는 일일 것이다.
결국 역사가 오늘 우리에게 다시 들려주는 말은 간명하다.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 그리고 그 명제는 어느 정권에도, 어느 대통령에게도 예외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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