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의 자가당착
작성일 : 2024.02.21 06:52 수정일 : 2024.02.21 07:36
작성자 : 김상호 ([email protected])

칼럼니스트 김상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침을 ‘정치쇼’라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대선 공약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약속했고, 지난해에도 “민주당도 못했던 일을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다”고 칭찬했던 이 대표의 말이어서 의아하다.
이 대표는 19일 국민적 우려를 거론하며 “어떻게 한꺼번에 2000명을 늘리겠다는 건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로 국민적 관심을 끈 뒤 누군가 타협을 이끌어내는 정치쇼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또 “(전 정부 때 증원 추진했던) 400명의 5배인 2000명을 당장 증원하면 지금 의대들이 할 수 있겠나”라며 윤 대통령의 권력 사유화까지 들먹였다.
하지만 이는 이재명 대표 스스로 했던 말을 뒤집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야 말로 의대 증원을 던졌다가 슬그머니 철회하지 말고 윤 대통령이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여야 협치의 첫 성공사례로 만들자고도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 전남권 의대 신설까지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은 “2020년 기준 영국이 8639명, 일본이 9330명을 뽑는데 비해서 우리는 너무 적다”며 현 정부가 의사 부족 근거로 제시하는 통계도 그대로 인용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모순적인 자가당착이다.
국민 90%가 찬성하는 의대 증원을 선거 앞두고 반대하는 것도 의협과 의대생 표를 노린 발목잡기로 비난받을 수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근무 중단이 결국 시작됐다. 이들의 이탈이 현실화된 병원들은 비상이 걸렸다. 벌써부터 외래 진료는 물론이고 말기 암 환자마저 수술이 취소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입원했던 환자들은 진료를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퇴원하고 있다. 애꿎은 환자들이 볼모로 잡혀 불법적인 집단 행동의 수단으로 동원된 셈이다.
전공의는 의료 시스템을 지탱하는 핵심이다. 전국 수련병원 221곳에서 1만3000여명이 수술·회진에 참여하고 야간·응급 상황에 대처한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5곳(빅5)의 경우 전공의 비중은 전체 의사의 40%에 달한다. 이들의 집단 이탈이 초래할 혼란과 환자의 고통은 전공의 자신들이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환자 곁을 떠나겠다면 상응하는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제시한 이유는 공감할 수 없다. 의대 정원 확대로는 필수·지역 의료 붕괴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만 반복한다. 살인적인 근무 시간과 업무 강도를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도 의대 정원을 늘리는 데는 반대한다. 그러나 필수·지역 의료 강화는 부족한 의사수를 채우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혹독한 근로 환경은 교대할 의사를 충원해 해결하는 게 상식인데 억지를 부린다. 집단 사직의 진짜 이유가 미래의 수입 감소를 우려하기 때문임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정부는 원칙을 확고히 세우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번에도 의사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밀리면 응급환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응급실 뺑뺑이’를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의협 비대위는 복지부가 사직서 제출 후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831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위헌적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사직한 근로자를 명령을 통해서 강제로 일하게 만드는 대한민국이 과연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15에는 모든 국민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진다고 되어있고, 직업 선택에는 직업을 그만둘 자유, 즉 퇴사할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법 제59조 (지도와 명령),의료법 제64조(개설 허가 취소 등)에는 업무개시,허가/면허취소시킬 수 있는 법령이 있다,의사로 직업을 선택한 권리는 의협의 주장이 맞다, 하지만 선택된 직업으로 인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등 위협이 된다면 의료법59조와64조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을 주목하기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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