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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시리즈, 실용주의와 중도주의 넘나드는 이재명

작성일 : 2024.06.10 00:57 수정일 : 2024.06.09 19:28

작성자 : 김상호 ([email protected])

칼럼니스트 김상호

 

 

한국이 위기이다

위기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정치가 지목된다. 진영으로 나뉘어 소모적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는 정치는 한국 사회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정치적 양극화는 이념·세대·성별에 따른 분열의 골을 더욱 깊게 하고, 토론과 소통을 가로막는다. 이대로 가다간 공동체의 근간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진보·보수에 속하지 않은 ‘중도’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이런 위기의식의 발로이다. 한국 사회에서 중도를 호명하는 빈도가 늘어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중원을 잡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선거 격언이 있듯 진보·보수가 대결하는 구도에서 중도 유권자가 선거의 승자를 결정한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4·10 총선 압승으로 여의도 권력을 한층 더 틀어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축으로 정계가 돌아가고 있고,특이한 건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새로운 중도주의 내지는 실용정치를 시도하는 듯 보인다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가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 정책으로, 그가 최근 보편지원이 어렵다면 차등 지원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한 걸음 물러선 걸 두고 그런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여권에서 현금을 살포하는 민생 지원금 자체를 거부한 걸 감안하면 이 대표의 양보는 착시에 불과하다.

 

여론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국민이 반대하는 민생지원금 법안을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민주당 당론 1호로 제출한 건 민의 시각이 아닌 이재명의 시각이 반영된 것일 뿐이다. 이는 자칭 포퓰리스트라는 이재명 색깔에도 어울리지 않는다. 게다가 이를 거부하는 여당을 향해 민생을 볼모로 삼은 ‘소수의 횡포’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으름장까지 놓는 건 민생지원금은 복지정책이 아닌 국민을 갈라치기 위한 수단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제안했던 종합부동산세 폐지론도 국민의힘이 적극적으로 나오자 꼬리를 내리는 분위기다. 자칫 종부세 논의에 매몰됐다가 이재명 브랜드인 민생지원금 정책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인 듯하다.

 

민주당이 민생지원금을 금과옥조로 떠받드는 이유는 뭘까.

정치학자들은 프레임 전략을 통한 이슈선점 효과를 지목한다. 미국의 진보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의 책 제목처럼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요구할수록 코끼리를 대중들에 각인시키는 걸 노린다는 것이다. A가 C라는 의제를 선점하자 B는 계속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이런 과정이 되풀이될수록 그 의제는 A와 동일시되는 것이다. 이 대표가 지원금 차등책을 내놓자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이 현금 살포 포퓰리즘이라는 부정적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반응한 것이 좋은 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보고서를 내면서까지 고물가 상황인데 현금을 풀면 역효과가 난다고 반박할수록 이재명의 정책 홍보 역할에 그칠 뿐인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 대표의 민생지원금 이슈가 지난 대선에서 들고나온 기본소득의 연장 선상으로 차기 대선에서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무책임한 현금 살포가 초래할 후유증과 이에 대한 책임까지 이 대표가 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수십년 좌파정권의 ‘공짜 시리즈’에 거덜 난 아르헨티나 꼴이 나지 않으려면 이젠 포퓰리즘 정책도 제대로 된 걸 추진할 때다.

 

 

극단의 정치는 위험하다?

 

이견을 나누고 논쟁할 공론의 장을 원천 봉쇄해서다.“진영 논리는 정치세력들이 가장 빠지기 쉬운 유혹이면서 치명적 덫이다. 강경 지지자들이 버티고 있는 한 협상도, 타협도, 토론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진영 논리가 공고해질수록 내부 성찰은 실종되고, 목소리 큰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민심의 우려를 전한 민주당 의원이 동료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당하고, 지지자들로부터 이적행위를 한 배신자로 낙인찍혔던 일은 여권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드러내 준다.그럼에도 민주당은 건제하고 더욱 견고하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물론, 여의도까지 점령한 이재명대표의 입장에서 보면 실용주의와 중도주의 표방을 추구하는 전략은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중도 표심 까지만 끌어오게 된다면 국민투표를 통해서 개헌을 이룰수 있는 발판이 되고 이로인해 차기 정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포퓰리즘 세력이 발호할 가능성이 없지 않음을”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두고 두고 대한민국 사회에 치명적 폐단을 남길 것이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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