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은 언제든 불어 올 수도 있다
작성일 : 2024-05-22 08:09 수정일 : 2024-05-22 08:33 작성자 : 김상호 (sangho5747@hanmail.net)

칼럼니스트 김상호
더불어민주당 22대 국회의장 후보로 우원식 의원이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선출되자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며칠 만에 당원 1만명이 탈당하는 등 강성 지지자들이 격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당원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분위기다.
추 당선인 탈락에 분노한 일부 민주당 당원들은 탈당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들 중 일부는 조국혁신당으로 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는 민주당 당원들이 조국혁신당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을 향한 경고의 표시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당원들이 복수의 선택지를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이런 현상은 이미 총선 때 나타났다. 비례정당 투표에서 민주당이 주도한 비례 위성정당과 조국혁신당으로 표가 나뉘었다. 특히 호남에선 조국혁신당이 비례 1위 정당이었다.
"남에게 손을 내밀면 내가 죽는, 그러니까 생존을 위해 협치는 필요 없고, 투쟁만이 당위일 수밖에 없는 암담한 대한민국 현실이 정치에도 투영됐다"그러나 헌 시대를 바꾸고 새 시대를 여는 것, 생존을 넘어 공존의 시대를 만드는 것이 진짜 정치의 몫 아닐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총선 유세)던 이재명 대표의 다짐 역시 그 맥락이었을 것이다. 이 대표가 대립과 투쟁, 팬덤을 넘어 정치를 얼마나 대국적으로 하느냐에 대한민국 미래가 달려 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동떨어져 있다.
"그간의 정치 문법과 상식이 다 무너진 것 같다" 지난 민주당 총선 공천에서 그의 정치적 동지는 고배를 마셨다. 그야말로 '비명횡사'했다. 권력을 잃은 쪽은 '너무 잔인하다'고 울었지만, 권력을 잡은 쪽은 '너무 순진하다'고 타박했다. 세상은 달라졌고 주류는 교체됐다. 오죽하면 혁명이란 단어마저 등장했을까. '그래서 정치는 나아졌나? 앞으로 나아질 거 같으냐?'고 묻는다면, 지금은 '정말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악다구니만 앞서는 투쟁,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이른바 뉴노멀 정치에 아직은 동의하기도, 적응하기도 쉽지 않아서다.
"여야가 대화나 협상을 하지 않고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는 지극히 당연한 항변은 고리타분함을 넘어 금기가 됐다. 지금은 '협틀막'이 뉴노멀이다. '협치 멸종'을 선언한 자리엔 '민치(民治)'가 들어섰다. 주권자의 뜻을 받드는 게 최우선이란 거다. 정치의 본령을 읊은, 백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민치를 위해서라도 협치는 불가피한 숙명이다. 범야권이 거대해졌어도 200석까진 못 채웠다. 백번 밀어붙이면, 백번 거부하는 대통령이 버티는 상황에서, 외나무다리 전투를 계속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무슨 죄인가.
헌법기관의 목줄을 흔들고,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응징한다. 국회의장 이변 사태 이후 '그립'은 더 강해질지 모른다. 정치는 어느새 민심을 아우르는 '대의(代議)'가 아니라 오더만 따르는 '대리(代理)'가 됐다. "DJ는 정치가 국민보다 반보 앞서 가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치가 국민을 반보 뒤에서 따라만 가면 된다. 그게 뉴노멀이다." 한 친명계 의원의 그럴싸한 해석에도 고개는 갸웃거려진다. 개딸은 과연 모든 민의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나.
향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행보가 주목되어진다.
국민들에게 역풍을 당할 정당이 될지 모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