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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별명이 ‘홍키호테’

“어르신~ 힘내세요!”

작성일 : 2025.06.28 09:54 수정일 : 2025.06.28 10:13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 정말 소중한 손, 이 손 덕분에 나는 기자에 이어 작가까지 되었다

 

어제 공공근로 중에 동료들과 잠시 쉬던 참이었다. 지나던 어르신 한 분이 우리에게 다가와 말문을 여셨다. 첫눈에 보기에도 말동무가 절실한 표정이 역력했다.

 

우리가 관리해 주고 있는 주민 텃밭을 화제로 삼은 그 어르신께서는 잠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다가 윗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셨다. 그런데 두 손가락 부분이 무언가에 크게 절단이 되어 보기만 해도 아플 정도로 끔찍하게 훼손돼 안 보였다!

 

깜짝 놀란 나는 그 어르신께 달려가 라이터를 켜 담뱃불을 붙여드렸다. 그러자 굳게 닫고 있던 마음의 문을 연 어르신께서는 묻지도 않은 질문에 스스로 그간의 자초지종을 물 흐르듯 쏟아내셨다. 다음은 그 어르신의 말씀을 대충 열거한 것이다.

 

올해 80대 초반인 그 어르신께서는 20년 전 지인이 운영하는 철공장에서 일하다가 두 손가락 부분을 80% 가까이 절단되는 산재 사고를 당했다. 철공장 사장은 백배사죄하면서도 워낙 영세했던 탓에 치료비조차 제대로 조달해 주지 않았다.

 

‘내 탓이다!’라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현실은 엄동설한보다 냉혹했다.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갔으며, 홀아비로 20년 이상을 독수공방하고 있다는 어르신 말씀에 동병상련의 아픔 공유에 마음이 미어졌다.

 

나 역시 10대 시절 철공장에서 일한 경험이 실재한다. 작업 중, 동료 ‘공돌이들’이 순식간 대형 롤러(roller)에 속수무책으로 손이 끌려 들어가 손이 아예 녹아 사라지면서 평생 장애인이 되는 비극의 순간이 속출했다. 더 있다가는 나도 어쩔 수 없다는 공포감에 탈출하듯 그 철공장을 나온 기억이 엊그제처럼 생생하다.

 

손가락(Finger)은 손끝에 위치한 다섯 개로 갈라진 부분으로 손의 미세한 운동을 담당한다. 인체의 중요 장기는 대부분 뼈에 둘러싸여 보호를 받는 데 반해 손가락은 뼈가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그 주변으로 신경과 혈관, 근육과 인대 등이 분포되어 있다.

 

손가락의 뼈는 힘줄과 관절들로 연결되어 있고, 손가락의 끝에 미세한 신경들이 있어 이를 통해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각 손가락마다 인대와 건, 근육이 따로 작용하여 움직임을 관장하며, 손가락 끝으로 갈수록 지름이 얇아지는 혈관이 손가락에 영양 공급 및 체온 조절에 관여한다.

 

손가락은 몸통에 가까운 순서로 차례대로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 가운뎃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으로 불린다. 각각의 뼈는 관절과 인대로 연결되어 있고, 손가락의 관절을 움직이는 경우 굽히기, 펴기, 벌리기, 오므리기, 회전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손가락을 벌리고 동시에 펴는 경우 손은 부채살 모양이 되고, 오므리기와 굽히기를 함께 행하는 경우 주먹을 쥘 수 있게 된다. 특히 엄지손가락은 나머지 네 손가락과는 달리 근위수지와 원위수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른 손가락의 움직임과 함께 쥐기, 집기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 주말마다 내리는 비 덕분에 튼실하게 잘 자란 주민 텃밭 채소

 

그러므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구태여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아무튼 그렇게 말문을 여신 어르신은 담배 한 개비를 태우고 난 다음 먼저 일어나셨다. “어르신~ 힘내세요!”를 마음속으로 크게 부르짖었다.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에 결함이 있는 상태를 뜻하는 장애(障礙)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까지 고통에 휩싸이게 한다. 그렇지만 ‘장애는 뛰어넘는 것이다’라는 주장을 강조하고 싶다.

 

스티븐 호킹 (Stephen Hawking) 박사는 루게릭병으로 전신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며 현대 물리학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다. 그의 명언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지성을 잃지 않는 태도를 보여준다.

 

"삶이 재미있지 않다면 비극일 것이다. Life would be tragic if it weren't funny" - 이 명언은 삶의 고난 속에서도 유머와 즐거움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일지라도 삶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호킹 박사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지성이란 단순히 지식을 아는 것을 넘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적응하는 능력임을 역설했다. 이는 학문적 연구에서도 새로운 지식과 방법론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삶이 아무리 어렵게 보여도 거기에는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 - 이 또한 어떤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헬렌 켈러 (Helen Keller) 역시 시각과 청각 장애를 동시에 가진 인물이었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의지로 수많은 업적을 이루어냈다. 그녀의 "장애자라도 노력하면 된다."라는 명언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현대그룹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회장은 "장애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이 명언 또한 장애물이나 어려움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도전적인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베토벤은 청각장애에도 불구하고 작곡을 했는데, 한 곡을 쓰고는 최소한 12번을 다시 썼다. 그는 청각을 상실하는 고통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위대한 음악을 창조했다. 그에게서 우리는 새삼 장애는 결코 예술적 영감까지 가로막을 수 없음을 발견하게 된다.

 

넉 달 간의 공공근로가 이번 달이면 끝난다. 다시금 일자리를 찾아봐야 한다. 글만 써서는 밥벌이조차 힘겹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는 용감하다. 그래서 별명이 무모한 ‘홍키호테’다. 결론적으로 장애는 뛰어넘는 것이다. “어르신~ 식사 잘 하시고 기운내세요! 당신께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셨잖아요?”

 

▶ 공공근로자들이 관리해 주고 있는 주민 텃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