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갈등이 안보 협력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손실은 배가된다.
작성일 : 2026.02.28 23:37 수정일 : 2026.03.01 08:33
작성자 : 이계성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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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성/전 양천고교장,천주교지키기 모임대표 |
이재명 정부의 한·미 균열, 관세에서 안보로 번지나
한·미 관계에 미묘한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출발점은 통상이었지만, 파장은 안보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제와 안보가 결합된 ‘패키지 딜’ 구조 속에서 양국의 신뢰가 흔들릴 경우 그 후폭풍은 가볍지 않다.
관세 25% 발언의 의미
Donald Trump 대통령이 언급한 ‘25% 관세 복구’ 발언은 단순한 협상용 압박 카드인지, 아니면 실제 불신의 표현인지가 관건이다. 미국이 실제로 한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적용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 구조상 자동차·전자·철강 등 주력 산업이 직접 타격을 입는다.
문제는 이번 협상이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원자력 협력, 조선 협력,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농축·재처리 문제 등 안보 전략 자산과 연결돼 있다. 통상 갈등이 안보 협력 지연으로 이어질 경우 손실은 배가된다.
지연되는 안보 협의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간 원자력 및 전략 자산 관련 세부 협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표단 방한 일정이 지연되고, 안보 현안 협의가 미뤄지는 상황은 양국 신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 내에서는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농축 허용에 대해 신중론이 존재한다. 미 의회와 행정부 내부 기류가 경색될 경우, 그간 공들여온 전략 사업이 제동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사 분야의 불협화음
최근 한·미 군 당국 간 미묘한 긴장도 감지된다. 연합훈련 방식, 서해 공해상 훈련 문제, 비무장지대(DMZ) 활용 법안 등을 둘러싼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을 담은 법안에 대해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 위반 가능성을 우려한 것은 상징적 장면이다. 또한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문제 역시 한·미 간 시각차가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중 전략 경쟁 속 한국의 선택
미국은 중국 견제를 최우선 안보 과제로 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 위치에 있다. 이 구조적 차이가 외교·안보 현안에서 간극을 만들 수 있다.
만약 미국이 한국을 ‘친중 성향’으로 인식하거나 전략적 모호성에 불만을 갖는다면, 통상 압박은 반복될 수 있다. 한·미 동맹의 핵심은 군사력만이 아니라 상호 신뢰다. 신뢰가 약화되면 작은 이견도 큰 갈등으로 확대된다.
경제와 안보는 분리될 수 없다
한·미 관계는 단순한 무역 파트너십이 아니다.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한 경제 협력 체제다. 통상 갈등이 안보 협력에 영향을 주고, 안보 불협화음이 다시 경제로 돌아오는 구조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적 대응이나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치밀한 외교적 조율이다. 관세 협상이든 원자력 협력이든, 모든 사안은 전략적 계산과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미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한국 경제와 안보 모두 부담을 안게 된다.
동맹은 자동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조율과 신뢰 관리 속에서 유지된다. 관세에서 시작된 균열이 안보로 번질 것인가. 그 갈림길에 대한민국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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