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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행동 사이,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다

사법 개혁 3법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작성일 : 2026.03.09 16:04 수정일 : 2026.03.09 16:06

작성자 : 계석일 기자 ([email protected])

The-뉴스라인 계석일 본부장
 

 

말과 행동 사이,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다

 

최근 정치권에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형법상 법왜곡죄 신설, 헌법재판소법 개정에 따른 재판소원제 도입, 그리고 법원조직법 개정을 통한 대법관 증원 등 이른바 ‘사법 3법’은 사법 체계의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민감한 법안이다. 이 때문에 법조계와 시민단체, 일부 여권 인사들까지도 위헌 가능성과 권력 집중을 우려하며 신중한 처리를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국민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법안의 내용만이 아니다. 바로 대통령의 태도다. 대통령 스스로 “집권 세력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실제 정치 과정에서는 여당이 밀어붙이는 입법에 사실상 제동을 걸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의 의견만이 진리이고 상대의 의견은 거짓이라는 태도는 극단적 대립을 낳는다”고 말하며 통합의 정치를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는 특정 세력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고도 했다. 말만 놓고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가까운 이야기다.

문제는 국민들이 느끼는 간극이다. 정치에서 말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대통령이 여당 강경파의 입법 드라이브에 실질적인 제동을 걸지 않는 모습이 반복되면, 아무리 통합을 말해도 국민들은 진정성을 의심하게 된다.

 

특히 사법 제도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행정부와 입법부에 이어 사법부까지 정치적 영향력 아래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보여야 할 리더십은 분명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법치의 균형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면 멈추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겉으로는 신중론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당의 강행을 묵인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대로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여당 강경파의 정치적 압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어느 쪽이 사실이든 결과적으로 국민이 느끼는 것은 ‘말과 행동의 괴리’다.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는 ‘딥스테이트(그림자 권력)’ 같은 음모론적 해석까지 등장한다. 그러나 사회가 음모론에 기울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 불신이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일 뿐이다. 국민이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는 상황은 결코 건강한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정치 지도자의 속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책과 행동이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집권 세력이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면, 그 원칙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여당의 폭주가 있다면 멈추게 하고, 야당의 발목 잡기가 있다면 설득하는 것이 대통령의 책무다.

 

대통령은 한쪽 진영의 대표로 선출되지만, 취임하는 순간부터는 국민 전체의 지도자가 된다. 지금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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