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변호사비 대납의혹,쌍방울그룹 횡령 배임 의혹 모두 검찰의 증거 조작?
작성일 : 2026.05.14 23:37 수정일 : 2026.05.15 12:40
작성자 : 계석일 기자 ([email protected])

검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단순히 법 조문만 들여다보는 사람이 아니다. 법률적 지식은 물론이고 인간 심리까지 읽어내며 피의자의 진술을 이끌어 내는 직업이다. 때로는 냉철해야 하고, 때로는 인간적이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는 과정 속에서 ‘심리적 접근’은 수사 기법의 중요한 한 축이기도 하다.
며칠 전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를 하다가 별일 아닌 대화에 순간 언성이 높아진 적이 있었다. 한참 뒤 곰곰이 생각해 보니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점심을 먹고 난 뒤 신기하게도 감정이 누그러졌다. 그 순간 문득 한 심리학자의 말이 떠올랐다.
사람은 배가 고프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대화가 거칠어진다는 것이다.
범죄심리학에서는 이를 ‘행그리(Hangry)’ 현상이라고 부른다. 배고픔(Hungry)과 분노(Angry)가 결합된 상태다. 혈당이 떨어지면 스트레스 수치는 높아지고 인내심은 낮아진다. 결국 사람은 공격적이 되거나 방어적으로 변한다.
검사가 피의자의 자백을 받아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피의자가 극도의 긴장 상태와 피로감, 공복 상태에 놓여 있다면 마음의 문을 쉽게 열 리 없다. 그래서 과거 수사 현장에서는 피의자에게 식사를 권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게 하는 일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인간적인 신뢰, 즉 ‘라포(Rapport)’ 형성을 통해 진술을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관행마저 징계의 사유가 되는 시대가 됐다.
13일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해 ‘정직 2개월’ 징계를 법무부 장관에게 청구했다. 이유는 “부당하게 피의자의 자백을 요구하고 외부 음식물을 정당한 사유 없이 제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다른 목소리도 나온다. 박 검사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보복성 징계 아니냐는 비판이다.
실제로 안미현 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과거 사기 사건 피의자에게 탕수육을 사준 일화를 공개한 바 있다. 검찰 출신 변호사들 역시 “수사를 위해 피의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음식 제공은 오랜 수사 관행이었다”고 말한다. 커피 한 잔, 식사 한 끼조차 문제가 된다면 상당수 검사들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박재윤 한국외국어대 로스쿨 교수 또한 “기존 관행을 모두 불법처럼 취급하면 앞으로 검사의 정상적인 직무 수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강압 수사나 인권 침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과거의 잘못된 수사 문화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피의자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며 진술을 이끌어내는 과정까지 모두 압박이나 회유로 몰아간다면, 앞으로 어떤 검사가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서겠는가.
검사의 본질적 임무는 진실 규명이다.
그런데 피의자가 입을 닫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까.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자백 요구 역시 징계 사유로 거론되고 있다. 수사의 방식과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건과 각종 대형 사건들을 거치며 검사 여러 명이 징계와 수사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바라보면 문득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이 떠오른다.
권력의 칼이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정의의 기준마저 흔들리는 세상.
지금 대한민국 검찰은 법보다 정치인의 눈치를 더 보는 시대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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