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이가 공부하려니 많이 힘들어
작성일 : 2026.05.29 20:56 수정일 : 2026.05.29 23:2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국어, 영어, 수학은 학교 공부의 중심이 되는 과목이지만, 많은 학생이 이 세 과목을 특히 어렵게 느낀다. 흥미로운 점은 어려움의 이유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국어는 “모국어인데 왜 어렵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익숙하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단순한 말하기 능력이 아니라 글의 구조와 의도를 분석하는 힘을 요구한다. 영어는 언어 자체가 낯설기 때문에 어휘, 문법, 독해를 동시에 익혀야 하는 부담이 크다.
수학은 답이 분명한 과목처럼 보이지만,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문제를 전혀 풀 수 없다는 점에서 큰 벽이 된다.
먼저, 국어가 어려운 이유는 일상 언어와 시험 국어가 다르기 때문이다. 평소 우리는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므로 국어를 쉬운 과목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시험에서의 국어는 글을 읽고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글쓴이의 관점, 문장의 기능, 표현 방식, 숨은 전제까지 읽어 내야 한다. 특히 비문학 지문은 경제, 과학, 철학처럼 익숙하지 않은 분야의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배경지식이 부족하면 이해 자체가 느려진다.
문학 역시 단순 감상이 아니라 시어의 상징성, 서술 방식, 정서 변화 등을 분석해야 하므로 감성과 논리를 동시에 요구한다. 즉 국어는 익숙한 언어를 가장 낯설고 치밀하게 다뤄야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어렵다.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언어의 기본 재료부터 새롭게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국어는 단어를 몰라도 어느 정도 문맥으로 짐작할 수 있지만, 영어는 어휘를 모르면 문장 전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단어만 안다고 끝나지 않는다. 시제, 수동태, 관계대명사, 가정법 같은 문법 요소가 문장의 의미를 크게 바꾸기 때문에 구조를 정확히 해석해야 한다.
독해에서는 한국어 어순과 영어 어순이 달라 머릿속에서 다시 배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듣기와 말하기까지 포함하면 즉각적인 반응 능력도 요구된다. 결국 영어는 암기, 해석, 감각, 반복 훈련이 모두 필요해 학습 부담이 크게 느껴진다.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조금 아는 상태’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국어나 영어는 일부를 몰라도 문맥으로 버틸 수 있지만, 수학은 앞 개념이 흔들리면 다음 단계를 이해하기 어렵다.
분수, 방정식, 함수, 확률처럼 이전 개념이 차곡차곡 쌓여야 하므로 한 번 빈틈이 생기면 점점 따라가기 힘들어진다. 또한 수학은 공식을 외우는 것보다 왜 그런 공식이 나오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마다 조건이 조금만 바뀌어도 풀이가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암기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수학은 개념 이해, 논리적 추론, 계산 정확성, 실수 관리까지 동시에 요구하는 과목이 된다.
결국 국어, 영어,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각 과목이 서로 다른 능력을 깊이 있게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어는 보이는 문장 너머의 의미를 읽는 분석력, 영어는 낯선 언어 체계를 익히는 적응력, 수학은 개념을 연결해 문제를 해결하는 논리력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세 과목의 어려움은 단순히 공부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도록 요구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각 과목의 어려움을 정확히 이해하고 접근 방식을 달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도 있다. 어려움의 이유를 아는 순간, 공부는 막막한 부담에서 구체적인 훈련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기말고사가 끝났다. 이번 시험에서도 국.영.수는 어려웠다. 6월 하순부터는 3학년이 되는데 2학년 때보다 더 어려울 것임은 자명한 노릇이다. 늙은이가 공부하려니 많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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