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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이익배분 요구,이대로 괜찮은 것인가

작성일 : 2026.06.03 08:39 수정일 : 2026.06.03 09:18

작성자 : 김상호 논선위원

논설위원 김상호

 

대법원, ‘경제적 부가가치’(EVA)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성과 인센티브를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산업 패러다임의 급변이 맞물리면서, 대한민국 산업계 전반이 거센 노사 갈등에 휩싸였다. 주요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부터 특수고용직의 생존권 투쟁까지, 노동 현장의 갈등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공정한 보상'과 '제도적 안전망'이라는 구조적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정당한 권리 vs 이기적인 욕심, 그 사이 어딘가

 

얼마 전까지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갈등과 총파업 논란이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재개정 필요성 논의로까지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 사례를 시작으로 대기업 노조들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본격화하면서 산업 현장 전반으로 '무한 파업 도미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노조 파업의 시작은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SK하이닉스 노사는 2025년 9월 1일 진통 끝에 성과급 제도를 합의하며 마무리되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할당하고 개인별 상한액 없이, 10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지급하게 되었다. '10%, 무제한, 10년'짜리 성과급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성과급 보상 갈등이 '연쇄 도미노 파업'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는 그 어느 때보다 깊어지고 있다.

이후, 삼성전자 노조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개인별 상한액 없이 지급하고, 이 규칙을 10년간 유지하자는 최초요구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사측은 영업이익에 성과급을 연동시키는 방식을 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고, '경제적부가가치(EVA)'에 일정 비율을 곱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EVA 산정 방식이 철저히 비공개라는 점을 지적하며, "사측이 언제든 고무줄처럼 성과급을 늘리고 줄일 수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팽팽했던 대립은 결국 노사가 한 발씩 물러난 조건부 절충안을 도출하며 일단락됐다. 사측이 '성과급의 영업이익 연동·상한액 폐지·10년 유지'라는 노조의 핵심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발동 조건을 '일정 실적 초과 시'로 한정했다. 아울러 보상 역시 현금 대신 일정 기간 매각이 제한되는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

 

이후 이루어진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지급 합의 이후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가 여럿기업의 노조에서 빗발치고 있다. 반도체발 ‘이익의 N% 성과급’ 확산 우려가 현실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의 5개 법인 노조는 오는 10일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성과급 등이 쟁점인데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또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기아·HD현대중공업·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각각 배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각각 IT·자동차·조선·통신의 대표 기업들이다. 삼성전자처럼 파업을 무기로 한 노조의 압박에 차례차례 ‘N% 성과급’을 받아들일 경우 이런 방식의 성과급이 전 산업에서 표준화할 가능성도 있다.

경영계의 우려가 커지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최근 회원사들에 권고문을 보내 노조의 ‘N% 성과급’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달라지는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고, 노동법상 단체교섭 대상도 아닌 만큼 이를 이유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주주 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도 어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주주총회 결의 없이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 할당한 것은 위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제 노사 관계가 과거의 일방적인 힘겨루기나 감정적 대립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측은 경영 정보와 보상 기준을 투명하게 공유해 불필요한 불신의 벽을 허물어야 하며, 노조 역시 헌법적 권리를 행함에 있어 국가 경제적 여파와 사회적 공감대를 무겁게 인식하는 책임감이 요구된다. 결국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정한 보상'과 '사회적 안전망'의 균형을 잡는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큰 만큼 마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 ‘그들만의 성과급 파티’가 불확실성을 키워 투자와 고용을 위축시키고, 주력 산업의 경쟁력을 추락시키면 그 피해는 온 국민에게 돌아간다. 특히 노란봉투법이 혼선을 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무분별한 요구에는 선을 그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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