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4-06-20 07:10 수정일 : 2024-06-20 08:18 작성자 : 이갑선 칼럼니스트 (keapark@hanmail.net)
“상길이가 자른 고기. 박 서방이 자른 고기” 우리나라가 옛날 양반 상놈의 반상 사회 때 박상길이라는 상놈이 푸줏간을 열었는데, 박상길을 아는 양반 두 사람이 시장에 들렀다가 이 푸줏간으로 들어왔다.
첫 번째 양반 한 사람이 주문했다. “야, 상길아! 고기 한 근만 다오.” “예, 여기 있습니다.” 박상길은 양반이 주문한 고기 한 근을 베어 내놓았다. 두 번째 양반도 고기를 주문하려는데 박상길의 나이가 꽤 든 것 같은지라 말을 좀 다듬었다.
“박 서방, 나도 고기 한 근 주시게.”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한 박상길은 처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고기를 썰어 두 번째 양반 앞에 내놓는 것이었다. 먼저보다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였다.
그러자 첫 번째 양반이 역정을 내며 말했다. “아니 이놈아! 같은 고기 한 근을 주문했는데, 어째서 이렇게 차이가 크게 난단 말이냐!” “예, 그거야 앞의 고기는 상길이가 잘랐고, 뒤 엣 고기는 박 서방이 잘라서 그렇답니다.“ 박상길이 이렇게 천연덕스럽게 말하니 앞의 양반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상길이와 박 서방은 이렇게 다른 사람이다. 아니, 말 한마디에 따라 서비스의 질이 이렇게 다른 것이다. 사람을 신분이나 나이는 물론 계급이나 생김새로 구분해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입은 옷이나 소유나 재산이나 타고 온 자동차나 외양으로 대우해선 안 된다. 말 한마디에 상길이와 박서방이 되는 것처럼, 인간의 감정이란 의외로 단순한 면이 있다.
인생이 실패하는 이유 중에서 80%가 인간관계의 실패 때문이라는 얘기도, 알고 보면 사람과 대화 중의 실패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부주의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 합니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을 끕니다. 은혜스런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하게 하고 부드럽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역사 이래 총이나 칼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 맞아 죽은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합니다. 사람은 말 때문에 죽고 혀 때문에 죽는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양반과 상놈이 어찌 서로 다름이 있으라.
대한민국 헌법 11조에서 양반과 상놈의 반상제도는 완전히 폐지됐다.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신분제도(身分制度)는 '개인의 사회적 신분이 광범위하고 세습적으로 고정된 계급 제도'입니다. 즉, 신분제란 정의에서부터 인간의 평등을 부정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서열의 기준은 혈통, 가문,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논리 등 개인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주로이루어집진다. 말한마디로 좋은 관계를 쌓아가는 독자 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