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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선거 NO, 참정권 박탈은 부정선거다.

[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6.08 14:42 수정일 : 2026.06.09 04:33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부실 선거NO, 참정권 박탈은 부정선거다.

 

Ⅰ. 민주주의의 출발점은 국민의 한 표다.

 

선거의 핵심은 개표가 아니라 자유로운 비밀투표다. 국민이 투표소에 가서 자신의 의사를 한 표로 행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완성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 역시 국민의 투표권이 온전히 보장된다는 전제 위에서만 가능하다.

 

Ⅱ.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남긴 의문

 

정부와 선거관리 당국이 인정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유권자들이 긴 줄을 서고도 투표하지 못하거나 큰 불편을 겪었다면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되는 문제다.

 

더욱이 출구조사가 이미 발표된 이후에도 일부 지역에서 투표가 진행된 것은 선거 과정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즉 명백히 오염된 선거이고 무효를 주장하기에 충분한 사유다.

 

Ⅲ. 부실선거와 참정권 침해는 다르다.

 

부실선거는 아주 단순하고 미미한 행정적 실수를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참정권 침해가 발생한 선거는 차원이 다르다. 선거관리의 최우선 책임은 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 책임이 흔들렸다면 국민이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민주주의는 결과만으로 평가되는 제도가 아니라 과정에 대한 신뢰로 유지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Ⅳ. 시민단체는 왜 침묵하는가?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이 문제를 둘러싼 시민단체들의 침묵이다. 과거에는 작은 사회적 논란에도 거리로 뛰쳐나와 성명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열며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치던 수많은 시민단체가 있었다.

 

광우병 논란 때는 광장이 촛불로 가득 찼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때는 매주 시민들이 거리에서 목소리를 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도 연일 집회와 성명이 이어졌다. 그러나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투표권 침해 논란이 제기된 지금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Ⅴ. 정의는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

 

만약 과거와 정반대의 정치적 상황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과연 지금처럼 침묵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은 국민이 갖고 있다. 정의는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라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참정권 문제 앞에서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상당수의 시민단체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그 침묵 자체가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시민단체가 정치적으로 오염되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Ⅵ. 정의의 주소는 국민에게 있다.

 

그래서 국민은 묻는다. “정의는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정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광장에 나온 청년들을 보며 많은 국민은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조직의 지시도, 동원도 아닌 자발적 참여였다.

 

화려한 현수막 대신 손으로 직접 눌러쓴 스케치북을 들고나온 청년들은 자신들의 한 표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상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닫게 된다. 정의는 특정 시민단체의 사무실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원래 국민의 가슴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Ⅶ. 청년은 나라가 위기일 때 움직였다.

 

역사를 돌아보면 청년은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가장 먼저 움직였다. 오직 국가의 안위를 위한 순수한 정의감의 발로였고 지금이 그 순간이다. 오늘날 젊은 세대가 분노하는 이유도 단순하다. 자신들의 한 표가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참정권은 국가가 베푸는 혜택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다.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었다는 의심이 생겼다면 이를 밝히고 바로잡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러나 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하고 무력적이며 강압적이다. 권력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나라 일처럼 바라본다.

 

Ⅷ. 지금 필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다.

 

민주주의는 결과보다 과정의 신뢰 위에 서 있다. 아무리 결과가 깨끗하다고 주장하더라도 투표 과정에서 국민의 권리가 침해되었다면 그 선거는 깊은 상처를 남긴다. 따라서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명확한 책임 규명,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는 일이다. 말 많고 탈 많은 선거의 행정적 구조를 바꾸고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야 하며 선거관리위원장과 사무총장 정도의 빛바랜 사퇴 정도의 미봉책으로 덮어버리려 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들불처럼 일어나 삼켜버릴 것이다.

 

Ⅸ. 민주주의의 적은 국민의 한 표를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투표용지 한 장의 부족은 행정의 실패일 수 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단 한 사람의 참정권이라도 침해되었다면 그것은 민주주의 전체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다. 또한 정의를 말하면서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침묵하는 위선 역시 민주주의를 병들게 하는 위험한 행태다.

 

청년은 실망을 오래 기억한다. 민주주의의 적은 패배가 아니다. 국민의 한 표를 가볍게 여기는 순간이며, 정의를 선택적으로 악용하는 이중잣대가 바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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