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Home > 오피니언 > 칼럼

도박판이 된 증시

작성일 : 2026.06.11 12:29 수정일 : 2026.07.13 13:52

작성자 : 이 천석 대기자 ([email protected])

[이천석의 사설] 개미들의 지옥이자 투기판으로 전락한 증시, 누구를 위한 주가부양인가

국내 주식시장이 건전한 자본 조달과 투자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채, 사실상 합법적인 ‘도박판’으로 전락했다는 탄식이 사방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시장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기반한 정상적인 투자는 실종되었고, 하루하루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극단적인 변동성만 남았다. 정부의 설익은 주가부양책과 규제 당국의 방조 속에서 대한민국 증시는 국민의 자산을 삼키는 거대한 투기장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을 비정상적으로 키운 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무분별한 난립이다. 단기 수익률에만 눈이 먼 파생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증시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이 되었다. 정부는 출범 초기 지지율 의식과 인기에 영합한 인위적인 주가부양에만 몰두했을 뿐, 시장의 건전성을 담보할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에는 철저히 무관심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정책적 무능이 투기적 상품의 범람을 부추겼고, 증시의 기초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셈이다.

정부의 정책적 신뢰가 바닥을 치는 사이, 시장의 경고등은 이미 새빨갛게 켜졌다. 영리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냉정하게 돌아서고 있다. 이들은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거품 속에서 달콤한 차익을 가볍게 챙긴 뒤, 신뢰를 잃은 대한민국 시장을 미련 없이 떠나는 중이다. 외인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고스란히 정보와 자금력에서 절대적 열세에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피 같은 돈으로 메워지고 있다.

지금의 증시는 투자(Investment)가 아닌 투기(Speculation)이자 도박이다. 정부의 호기롭던 호언장담을 믿고 시장에 뛰어든 국민들은 이제 변동성이라는 덫에 걸려 하루하루 피를 말리고 있다. 건전한 근로 정신을 고취하고 자산 형성을 도와야 할 국가가, 도리어 국민들을 고위험 도박판으로 등 떠밀고 중독과 파탄으로 내몰고 있는 꼴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인기영합주의식 시장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눈앞의 지수 방어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고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 재검토와 시장 투명성 확보 등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신뢰를 잃은 정권의 무능한 경제 정책이 지속된다면, 대한민국 증시는 영원히 글로벌 자본시장의 ‘삼류 도박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국장(국내 증시)의 파탄은 곧 국민 경제의 파탄임을 정부는 엄중히 경고망동하지 말고 직시해야 한다.

 

[대전=더뉴스라인 이천석 대기자]

 

칼럼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