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종전에도 에너지 정상화 지연 우려…고부채 경제 부담 여전
작성일 : 2026.06.17 11:03 수정일 : 2026.06.17 11:32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논설위원 김상호
흔들리는 민주주의, 침체한 민생 경제,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 국정이 방치
정부·가계·기업 부채를 모두 합한 국가 총부채가 지난해 말 6515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총부채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글로벌 금리·물가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한국 경제의 이자 부담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4분기 말 비금융부문 빚은 6514조5558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6500조5847억원)보다 약 14조원 늘어난 수치다. 1년 전인 2024년 말(6233조9844억원)과 비교하면 280조5714억원 가량 증가했다.
BIS의 비금융부문 신용 통계는 정부 부문과 민간 비금융부문을 포괄하고, 민간 부문은 다시 기업과 가계로 나뉜다. 자금순환 통계를 바탕으로 정부·가계·기업 등 주요 경제 주체의 부채를 합산한 지표다. 한 나라의 성장과 자산 가격 상승이 빌려온 돈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연간 기준으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부문은 정부였다. 지난해 말 정부부채는 1216조64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조8399억원(9.2%) 늘었다. 가계부채는 2359조72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늘었다. 기업부채는 2938조1875억원을 기록하며 3.9% 증가했다. 정부부채 증가율이 가계와 기업을 크게 웃돈 것이다.
정부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배경에는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여건 악화와 재정 지출 확대 흐름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민간 부문의 부채 증가세는 과거보다 둔화했지만 재정과 정책금융의 역할이 커지면서 전체 부채 총량은 계속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4분기에는 정부부채가 줄고 기업·가계부채가 늘어난 만큼 최근 부채 흐름은 부문별로 엇갈리는 모습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전분기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4.7%로, 3분기 248.0%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2024년 말(243.8%)과 비교하면 여전히 0.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민간부채 비율은 199.0%로 200% 아래로 내려왔고 가계부채 비율은 88.6%, 기업부채 비율은 110.4%로 집계됐다.
문제는 부채 총량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국가부채 가운데에도 전국민 현금지급등 정부의 재정 투입 중심 대응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할인 지원과 환급 정책은 즉각적인 체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재정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시 정책 유지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재정 여력이 줄어들면 향후 지원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GDP 대비 비율은 성장률과 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 실제 갚아야 할 빚의 절대 규모는 1년 새 280조원 넘게 늘었다. 높은 부채 수준은 금리 충격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민간 모두의 이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위험 부담을 져야 하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면 국고채 금리가 오르고, 이는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과 가계의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금리 충격에 대한 경제 전반의 취약성이 여전히 크다는 의미다. 금리가 오르거나 높은 수준에서 오래 유지되면 이자 부담이 늘어나 소비가 줄고, 일부 차주의 상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 조정 압력까지 더해질 경우 실물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 수도권의 부동산가격이 이재명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 하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이는 역대정부 최고이다.
지난달 서울 주택시장이 매매와 전월세 모두 오르며 역대급 상승장을 기록했다. 매매시장은 1월로 돌아갔고, 전세시장은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내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고금리 부담이 장기화하면 성장률 둔화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최근 증시 상승과 자산시장 회복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그 혜택이 모든 국민에게 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 회복의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그것이 새로운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성장의 성과를 보다 넓게 공유할 때 비로소 국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민생경제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할인·환급 늘었지만 체감 물가는 제자리
장바구니 안정 총력전에도 서민 부담 여전
외식비·식료품값 고공행진에 민생 압박 지속
재정 지원 효과·지속 가능성 해법 마련 과제로
이와함께 서민경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민생의 어려움이 드러나는 수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올해도 어려움은 쉽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호황 등 경제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 가운데서도 내수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고금리, 고물가,환율하락으로 인해 서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 ‘가난한 성장’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생을 챙기는 실질적 정책은 사실상 실종된 상태다.
경제 영역에서도 코스피의 축포 뒤에 가려진 그늘을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주식시장의 활황이나 수출의 호조를 두고 흔히 '삼전닉스'로 통칭하는 반도체 대기업 실적에 의존한 '착시' 가능성을 경고하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전쟁으로 촉발된 고환율, 에너지 수급 불안과 맞물린 고유가·고물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금리 인상 흐름 등 이른바 '3고' 문제가 많은 기업과 서민을 압박하며 K자형 양극화의 우려를 키운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 협상에서 불거진 '반도체 초과 이익의 사회적 활용' 문제도 사회적으로 머리를 맞대야 할 난제다.
다시 고개를 드는 부동산 가격의 안정적 관리 역시 늘 예민하게 지켜봐야 할 중대 민생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른바 '쉬었음' 청년으로 상징되는 젊은 층의 고용시장 이탈, 낮은 잠재성장률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구조개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공급망이 언제 완전히 정상화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석유 관련품의 대체 수급선을 찾기 위한 외교적·산업적 노력도 이어져야 한다.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에는 '국민의 경고'로 받아들인다며, 더 빠른 성과로 답하겠다고 몸을 낮췄던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물가 안정과 함께 부동산 불안을 낮추고, 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국정 2년차의 핵심과제로 제시한 이 대통령,'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의 성패가 결국 국가부채와 민생경제에서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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