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설위원 김상호
청년고용 최저인데 …'정년연장 즉각 법제화' 요구한 양대 노총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즉각적인 정년 연장 법제화를 요구했다. 양대 노총은 지난 16일 “노동자의 권리를 후퇴시키는 독소조항 없이 온전한 65세 정년 연장 입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60세인 법정 정년을 2029년부터 2037년까지 65세로 단계적으로 연장하며 재고용 제도와 임금 체계 개편 병행 등을 제시한 더불어민주당의 중재안에 반대 입장을 내며 조속한 입법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정년 65세 연장은 표면적으로는 고령층의 노동시장 잔류 기간을 늘려 노후 소득 공백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도입이 검토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 부담, 청년 일자리 감소, 소득 보전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복합 과제로 평가된다
더구나 정년 연장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쪽은 양대 노총의 주축인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이다. 그 비용은 첫 일자리를 찾는 청년과 정년 울타리가 없는 비정규직에 집중된다. 노동시장 이중 구조가 심화될 것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등의 감소세를 고려할 때 정년 연장은 우리 사회의 불가피한 과제다. 하지만 그 방식이 특정 세대나 특정 집단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서는 안 된다.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경직된 임금 체제를 놔둔 채 일률적인 정년 연장만 요구하는 것은 과도하다. 기업의 부담이 늘며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져 청년층 일자리를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청년 고용절벽은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5월 청년 취업자 감소 폭은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5월 청년 고용률(43.8%)은 25개월 연속 하락세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층이 늘며 순자산과 소득 하위 20%인 가구에서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5년 만에 2배로 증가했다.
정년 연장은 기업 인건비 부담을 직접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기업들은 정년 연장이 임금체계 개편과 병행되지 않으면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고 입을 모은다. 경영계는 일률적인 정년 연장이 인건비 부담과 인사 적체를 초래할 수 있다며 퇴직 후 재고용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정년 연장 논의는 단순한 연령 조정이 아닌 임금피크제, 재고용 제도,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경영계는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점진적 도입과 비용 분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년 연장은 청년 고용 및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 등을 아우르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 논의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기업이 정년 연장과 퇴직 후 재고용 등을 선택할 수 있게 한 일본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인공지능(AI)의 발전 속에 피지컬 AI가 노동자를 대체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과 충격을 줄일 해법을 모색하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 정년 연장이 대기업이나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의 기득권 사수를 위한 도구가 돼선 곤란하다.
금주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