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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강국이 무너지나?

작성일 : 2026.06.29 12:13 수정일 : 2026.07.13 14:10

작성자 : 이 천석 대기자 ([email protected])

[이천석의 사설] 국가 백년대계 반도체를 정치적 술책으로 전락시키는가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인정하는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다진 것은 정치가 아닌, 기업의 과감한 투자와 연구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이뤄낸 결실이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무한 경쟁의 중심에 서 있는 반도체 산업이 정치적 이해관계와 표심 계산에 휘둘리며 국가적 미래를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반도체 클러스터의 호남 지역 건설 추진 구상은 그 대표적인 예다. 반도체 산업의 핵심은 거대한 자본 투입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가진 전문 인력의 수급, 그리고 이미 구축된 기존 생태계와의 유기적인 연계에 있다. 수도권과 기존 거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프라를 무시하고, 단순히 지역 안배나 정치적 지지기반 공고화를 목적으로 입지를 선정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자멸적 행위와 다름없다.

 

더욱이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주식시장의 교란 행위나 정책의 불확실성은 대외적인 불신을 키우고 있다. 반도체라는 국가적 핵심 자산을 정권의 치적 쌓기나 정쟁의 도구로 삼는 순간, 시장은 왜곡되고 국론은 극단적으로 분열될 수밖에 없다. 입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국론을 두 동강 내는 작금의 사태는 현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이 낳은 비극적 결과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생존 게임이다. 미국, 대만, 일본 등 경쟁국들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을 밀어주고 있는 마당에, 우리는 도리어 내부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전문성과 효율성을 무시한 채 어리석은 정책 기조를 고집한다면, 대한민국이 어렵게 지켜온 반도체 강국의 지위는 순식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것이다.

 

통치자는 권력의 자리가 국가의 미래보다 무거울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훼손하는 정략적 발상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으로 대한민국 경제의 백년대계를 위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천석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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