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26.07.02 06:55 수정일 : 2026.07.02 07:34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여야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11명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22대 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여야가 팽팽히 맞섰던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해 11곳 위원장을 민주당 몫으로 일방 선출했고, 나머지 7곳은 나중에 정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을 거부한 뒤 어떤 상임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상임위부터 가동해야 시급한 법안들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도록 의원들이 상임위 배정도 받지 못한 상태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금처럼 11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가져갔던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의 법안 처리 실적이 높았던 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이었던 상임위의 가결률은 7.6%, 국민의힘은 6.9%로 모두 낙제점이었다.
이는 민주당이 쟁점 법안의 상임위 숙의 절차를 무력화하고,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일부 상임위는 법안 심의 자체를 거부하면서 민생 입법이 뒤로 밀렸던 소모전과 무관치 않다. 결국 ‘협의의 정치’를 되살려야 법안 처리도 정상화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상임위를 정하는 첫 단계부터 양보 없는 일방통행을 고수했고, 국민의힘은 타협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였다.
22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면서 앞으로 2년간 민주당의 입법 독주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지방선거 이후 추진 의사를 밝혀온 조작기소 특검법과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988년 13대 국회 이후 국회의장은 다수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맡고 상임위원장은 의석수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주의 원칙이 유지돼 왔다. 이 관행은 2020년 21대 국회에서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하면서 한 차례 무너졌다. 그러나 거대 여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민주당은 1년 만에 일부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넘겨줬고, 2022년 대선 패배 이후 후반기 국회에서는 야당 몫 법사위원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국회 운영은 다수당의 일방통행식 결정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상임위원장 배분을 비롯한 국회 운영 방식의 변화는 여야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대화와 합의를 통해 이뤄냈어야 했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원칙이지만 의회 민주주의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또 다른 원칙 위에서 작동한다는 사실을 여당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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