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7.06 09:28 수정일 : 2026.07.09 22:52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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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정보통신망법 개정, 민주주의는 자유와 책임의 균형 위에 서야 한다
Ⅰ. 허위 정보 대응과 민주주의의 과제
디지털 시대에 허위 정보는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대응은 정당한 공익 목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 허위 정보 규제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입법 과정과 집행 과정 모두에서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Ⅱ. 명확성 원칙은 법치주의의 핵심
표현을 제한하는 법률은 국민이 어떤 행위가 금지되는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해야 한다. '허위'나 '조작'과 같은 개념이 추상적으로 규정될 경우,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으며, 국민이 법적 위험을 우려해 스스로 표현을 자제하는, 이른바 위축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은 헌법학에서도 오래 논의되었다.
Ⅲ. 플랫폼 책임 확대의 명암
플랫폼 사업자에게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피해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법적 책임은 사업자가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도록 유인할 수 있다. 이 경우 불법 정보뿐만 아니라 공익적 비판이나 사회적 토론까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절차적 안전장치가 매우 중요하다.
Ⅳ. 표현의 자유와 공론장
표현의 자유는 단순히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제도적 기반이다. 시민과 언론이 정책을 비판하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공론장이 건강하게 작동한다. 허위 정보 대응은 이러한 공론장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자유로운 토론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관찰이 필요하다.
Ⅴ. 헌법적 심사의 의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은 명확성, 과잉금지원칙, 비례성 등 헌법 원칙에 부합하는지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실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헌법재판소가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판단하게 되며, 이러한 사법적 통제는 민주주의에서 기본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장치다.
Ⅵ. 사회적 신뢰를 위한 입법
허위 정보 대응은 필요하지만, 규제의 실효성과 기본권 보호는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법률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 공정한 절차, 독립적인 심사, 충분한 사법적 구제 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가 갖춰질 때 법은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공익을 실현하는 제도로 기능할 수 있다.
Ⅶ. 결론
정보통신망법 개정은 허위 정보 대응과 표현의 자유라는 중요한 두 개의 가치를 조화시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민주주의의 성숙은 어느 한 가치를 희생하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와 책임이 함께 존중되는 제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입법과 집행, 그리고 사법적 검증이 모두 이러한 원칙 위에서 이루어질 때 국민의 신뢰도 함께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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