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7.17 07:21 수정일 : 2026.07.17 10:14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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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제헌절, 헌법은 살아 있는데 법치는 왜 흔들리는가?
- 제헌절의 참 의미와 엄중한 경고
Ⅰ. 헌법정신은 어디에 있는가?
7월 17일 제헌절은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국가의 근간으로 삼겠다고 온 국민 앞에 선언한 날이다. 헌법은 국가 권력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권력을 묶어 두기 위해 만들어졌다.
권력은 헌법 아래 있어야 하고, 국민은 헌법 위에 존재하는 어떠한 권력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 헌법의 정신이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헌법은 살아 있지만 헌법정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퇴색되어 간다.
Ⅱ. 사법부가 신뢰를 잃으면 존재 이유도 흔들린다.
사법부는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국민은 법원이 정치가 아닌 법과 양심으로 판단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최후의 판단을 맡긴다. 하지만 법 적용의 일관성과 재판 지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반복될수록 국민의 신뢰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판결은 독립되어야 하고 신뢰를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 국민이 "법이 누구에게나 평등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사법부가 가장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경고다.
Ⅲ. 법치주의는 선택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
법은 권력자의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되며, 반대편을 겨누는 창이 되어서도 안 된다. 법은 오직 정의를 실현하는 엄정한 저울이어야 한다. 국민이 법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순간 법치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은 선언이 아니라 실제 재판 과정에서 확인되어야 한다. 법이 정치보다 약해지는 나라에서는 민주주의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Ⅳ. 제헌절은 국가기관 모두를 향한 준엄한 경고의 날
제헌절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이 헌법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묻는 날이다. 입법부는 헌법을 존중하는 법을 만들어야 하고, 행정부는 헌법을 넘어서는 권력을 행사해서는 안 되며, 사법부는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정한 재판으로 답해야 한다.
헌법은 국가기관의 장식품이 아니라 권력을 통제하는 족쇄다. 그 족쇄가 느슨해질 때 국민의 자유도 함께 소멸된다.
Ⅴ. 제헌절의 진정한 의미
오늘날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제헌절 기념식이 아니다. 헌법 앞에 권력이 오롯이 겸손해지는 날이다. 사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재판으로 스스로 권위를 증명해야 한다. 국회는 정쟁보다 헌법적 가치를 우선해야 하며, 정부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유혹을 버려야 한다.
헌법은 침묵하지 않는다. 침묵하는 것은 헌법이 아니라 헌법을 외면하는 권력이다. 제헌절은 단순히 헌법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권력이 헌법 앞에 무릎을 꿇는 날이어야 한다. 그날이 올 때 비로소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살아 있고,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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