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7.24 06:43 수정일 : 2026.07.25 23:33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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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 대한민국 선거
Ⅰ. 선관위 압수수색, 민주주의를 뒤흔든 경고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수색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선거를 관리해야 할 헌법기관이 강제수사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국민적 충격이며 국가적으로도 매우 엄중한 사안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고, 선관위는 그 출발점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그런데 그 보루가 수사의 대상이 되었다면 이제는 "믿어 달라"는 말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민주주의는 신뢰 위에 서 있지만, 신뢰를 잃은 선거는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든다.
Ⅱ. 3·15 부정선거의 교훈, 벌써 잊었나?
대한민국은 이미 부정선거가 어떤 비극을 낳는지 역사를 통해 뼈아프게 경험했다. 1960년 3·15 부정선거는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켰고, 결국 4·19 혁명으로 이어져 정권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권력은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역사는 결코 속일 수 없다. 선거의 공정성이 무너지는 순간 권력의 정당성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이 역사가 남긴 가장 냉엄한 교훈이다.
Ⅲ. 오늘의 압수수색,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중대한 변곡점
선관위 압수수색은 단순한 전산 점검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선거 통계 시스템과 관련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한민국 선거제도는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수사 결과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제기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국민이 신뢰해 온 선거 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투표율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통계조차 국민이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선거 결과 전체에 대한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선거는 결과보다 과정이 먼저 공정해야 한다. 과정이 부정한 순간 민주주의는 이미 파괴되었다.
Ⅳ. 세계사 역시 같은 결론을 말한다.
세계도 예외가 아니다. 2020년 벨라루스에서는 선거 공정성 논란 이후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2004년 우크라이나에서는 대선 부정 의혹이 '오렌지 혁명'으로 이어져 재선거가 시행됐다.
국가마다 정치적 배경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하나였다. 국민이 선거를 믿지 못하면 사회는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선거에 대한 신뢰는 어느 국가에서도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다.
Ⅴ. 성역 없는 진상규명만이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다.
그동안 선거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는 너무 쉽게 음모론이라는 낙인 속에 묻혀 왔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 수사기관이 직접 진상규명에 나선 만큼 감정적 공방이 아니라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중앙선관위 서버와 선거 통계 시스템, 접속 기록과 수정 이력 등 전산 관리 전반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이제는 증거 보존과 특검, 그리고 독립적인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명백한 검증으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사실이라면 관련자는 직위와 권한을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은 감추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검증하는 것이다. 지금도 올림픽 공원에서는 목청 높여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 투표 수개표”를 외치는 수많은 목소리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Ⅵ. 정치권도 더 이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정치권 역시 이번 사안을 정쟁의 도구로만 삼아서는 안 된다. 여야 모두 국민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 선거의 공정성은 어느 한 정당의 이해관계보다 앞서는 헌법적 가치다.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상대를 향한 정치적 비난이 아니라 진실이다. 필요한 제도 개선과 독립적인 조사,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국민의 불신은 선관위를 넘어 정치권 전체로 향할 것이다.
Ⅶ. 부정선거는 민주주의 파괴
국민의 한 표는 종이 한 장이 아니다. 그것은 헌법이 보장한 주권이며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을 떠받치는 가장 강력한 권력이다. 따라서 선거에 대한 의혹은 단 한 점도 남겨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은 총칼만이 아니다. 국민이 선거를 믿지 못하게 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안에서부터 무너진다. 선관위는 더 이상 성역이 될 수 없으며, 어떠한 국가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
이번 압수수색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신뢰를 다시 세우느냐, 끝없는 불신의 늪으로 빠져드느냐를 가르는 역사적 분기점이다. 철저한 수사와 투명한 검증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만약 위법행위가 확인된다면 관련자는 누구든 예외 없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것이 헌법을 지키는 길이며, 국민주권을 지키는 길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마지막 원칙이다.
이번 사건에 누가 지시를 했는지 누가 이득을 보았는지를 밝힘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는 발판이 되어야 한다. 함구하고 감추려는 자가 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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