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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아남는 것은 언제나 진심이다

저서와 레트로 단상

작성일 : 2026.07.29 10:25 수정일 : 2026.07.29 11:0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최근 한 통의 이메일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독자가 나의 책을 찾아 읽고, 그 감동을 전해왔다는 사실은 단순한 기쁨을 넘어선 울림이었다.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온 지 몇 해가 지났지만, 그 안의 문장들이 여전히 누군가의 마음에 닿고 있다는 사실은 작가로서 더없이 깊은 보람이다. 나는 그 책을 경비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썼다.

 

세상의 중심에서 한 발짝 물러난 자리였지만, 오히려 그곳에서 더 또렷하게 보이는 삶의 결이 있었다. 사자성어는 오래된 언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시대를 초월한다. 나는 그것을 ‘인생의 플랫폼’이라 부르고 싶었다.

 

사람들은 그 플랫폼 위에서 각자의 방향으로 떠나지만, 출발점은 늘 비슷하기 때문이다. 답신을 보내고 난 뒤, 문득 ‘레트로’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복고는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가치 중 지금도 유효한 것을 다시 꺼내는 일이다.

 

우리가 낡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실은 더 깊고 단단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레트로는 새로운 현재가 된다.

 

요즘 세상은 빠름을 숭배한다. 정보는 넘쳐나고, 변화는 숨 가쁘다. 그러나 그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느림과 깊이를 갈망한다. 그래서일까. 오래된 사자성어 한 줄, 낡은 책 한 권, 혹은 빛바랜 풍경 하나가 더 큰 위로로 다가온다.

 

그것은 단순한 추억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본질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레트로는 과거의 향수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내가 쓴 책 역시 마찬가지다. 오래된 사자성어를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다. 플랫폼이라는 말처럼, 그 위에 올라선 사람 각자가 자신의 길을 찾기를 바랐다.

 

독자의 이메일은 나에게 다시 묻고 있었다. “당신이 쓴 글은 지금도 살아 있는가?” 그 질문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글은 시간이 지나도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때, 비로소 레트로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힘이 된다.

 

결국 저서와 레트로는 닮아 있다. 둘 다 시간의 흐름을 견디며 의미를 남긴다. 그리고 누군가의 삶 속에서 다시 읽히고, 다시 해석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 점에서 나는 오늘도 믿는다.

 

오래된 것이 반드시 낡은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장 오래 살아남는 것은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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