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7.31 05:48 수정일 : 2026.07.31 08:57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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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신기루에 쏠린 불나방의 대가, '9,000피' 붕괴가 남긴 경고
실체 없는 과열 끝에 남은 것은, 서글픈 잔해뿐이다.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꿈의1만 피'를 향해 진군한다던 코스피 지수가 단 한 달여 만에 5,000대로 곤두박질쳤다.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었다가 파산의 기로에 섰다.
바닥에서 박스권(2,300선~2,600선)을 수년간 오가던 증시가 정책 모멘텀과 과도한 기대감만으로 급상승할 때, 시장은 축제가 아닌 '경고음'을 들어야 했다. 기초(fundamental)를 벗어난 이상 과열의 시대를 진단하고, 허상의 신기루에서 벗어나기 위한 진단과 경고를 조목조목 짚어본다.
펀더멘털(fundamental):한 나라의 경제 상태를 나타내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가 되는 주요한 거시 경제 지표. 성장률, 물가 상승률, 실업률, 경상 수지 등을 말함.
I.현 사태 진단, 펀더멘털을 잊은 레버리지 광풍과 지배구조 착시
I-1. 실체 없는 기대감의 자가발전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등 거버넌스 개혁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시발점이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의 실질적 이익 창출력과 경제 수익적인 기초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유동성과 정치·정책적 모멘텀만으로 솟구친 지수는 모래 위의 성일 수밖에 없었다.
레버리지(leverage):기업 등이 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임. (레버리지 효과, 지렛대 효과)
I-2. 고위험 레버리지와 변동성 증폭
급등장에 뒤늦게 뛰어든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과 신용융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면서 변동성이 극대화됐다. 외풍이나 대외 악재(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고금리 장기화 등)가 터지자, 반대매매가 꼬리를 물며 지수 폭락을 부채질했다.
I-3. 위험 평가의 부재
과거 장기 박스권에 갇혀 있던 시장이 갑자기 폭발적 상승세를 보일 때는 리스크 요인을 신중히 검토했어야 한다. 그러나 냉정한 분석 대신 'FOMO(나만 소외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사로잡힌 심리가 시장 전체를 이성적 판단 불능 상태로 몰아넣었다.
II. 대책 마련, 기초 체력 강화와 충격 완화 장치 구축
II-1. 체질 개선 중심의 증시 정책 전환
숫자에 집착하는 지수 부양책을 지양하고, 기업의 R&D 투자와 경쟁력 강화, 실질적 주주환원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II-2. 고위험 투자 상품에 대한 규제 및 관리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xchange Traded Fund, 상장 지수 펀드)등 과도한 변동성을 유발하는 금융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급변에 충격을 완화할 모니터링 장치를 촘촘히 재정비해야 한다.
II-3. 투자자 보호와 건전한 자본시장 생태계 조성
불공정 거래와 세력의 시세 조종에 대해 철저한 엄단 조치를 유지하되, 건전한 장기 투자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III. 국민을 향한 경고, '불나방 투기'는 결코 자산 형성이 아니다.
III-1. 보장된 수익이라는 신기루를 경계하라.
어떠한 정부나 정책도 시장의 인위적인 무한 상승을 보장할 수 없다.남들이 돈을 벌었다는 소문만 듣고 무작정 뛰어드는 투기적 매수는 파산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III-2. 빚으로 만든 탑은 빚으로 무너진다.
빚을 내어 투자하는 '영끌'과 '빚투'는 감당할 수 없는 하락장에서 개인의 삶을 완전히 파괴한다. 본인의 자산 규모와 위험 감수 능력을 벗어난 투자는 투자가 아닌 도박이다.
III-3.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라.
지수의 숫자에 미혹되지 말고, 기업의 실제 재무제표, 영업이익, 산업 전망을 냉철하게 분석하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IV. 정부를 향한 경고,치적 쌓기용 지수 부양의 비극을 직시하라.
IV-1. 지수 성과주의의 함정에서 벗어나라.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오만한 발언과 함께 증시 지수를 정권의 치적으로 홍보하거나 인위적으로 상승 기류를 자극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하다. 거품이 꺼졌을 때 그 고통과 피해는 온전히 국민과 개미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IV-2. 시장 거품에 대한 사전 경고 시스템 부재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했을 때 위험성을 경고하고 연착륙을 유도하는 당국의 메시지와 조치가 없었다. 정부는 오히려 집 팔아서 주식 사라고 부추겼다. 냉정한 시장 관리자로서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난6·3지방선거에서 여당 대표는 주식이 올라가게 했으니, 민주당을 찍으라는 메시지로 국민을 오도(誤導)했다.
IV-3. 지속 가능한 거시 경제 관리에 집중하라.
단기적인 주가 부양보다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한 거시 경제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펀더멘털이 튼튼한 시장만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V.결론, 기본과 원칙으로의 회귀
이번 '9,000선 돌파 후 5,000선 추락' 사태는 탐욕과 무절제, 그리고 정책적 과열이 만들어낸 허황된 비극이다. 정부는 인위적 지수 띄우기가 가져오는 위험성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하며, 투자자 역시 도박 심리로 신기루를 좇는 투기적 행태를 멈춰야 한다. 시장의 기본과 원칙으로 돌아가지 않는 한, 제2, 제3의 파산 잔혹사는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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