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8.05 10:20 수정일 : 2026.08.06 05:39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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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끓는 물 속 개구리 신세, 위기의 대한민국 민주주의
- 부정선거, 입법권 장악, 사법 무력화가 부르는 독재의 그림자
독재는 결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으며, 법과 제도의 탈을 쓰고 서서히 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여온다. '삶기가 시작된 개구리'는 서서히 조여오는 권력의 폭주를 예리하게 경고한다. 가마솥 속의 물이 천천히 뜨거워질 때 처음 개구리는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결국에는 죽음에 이른다. 이 섬뜩한 우화는 결코 멀리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권력이 어떻게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왜곡하고, 입법권과 사법권을 차례로 집어삼키며 독재의 발판을 마련하는지,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실을 똑똑히 직시해야 한다. 부정선거는 단순한 당선의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Ⅰ. 독재의 출발점, 부정선거와 표심 조작을 통한 집권 정당화
독재 정권이 권력을 장악하고 고착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손대는 것은 다름 아닌 '선거'다. 선거는 국민의 뜻을 묻는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이지만, 권력욕에 사로잡힌 집단은 선거 제도의 약점을 악용하거나 투개표 과정을 조작하여 합법의 탈을 쓴 부정선거를 단행한다.
민의의 왜곡, 중립성을 잃은 선관위 등 선거 관련 기구가 정권의 시녀로 전락하고, 사전 투표 및 전자 개표 시스템의 취약점을 이용하거나 통계를 왜곡·조작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권력 획득의 정당성 위장, 부정선거와 조작을 통해 확보한 '거짓 승리'는 권력자들에게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라는 강력한 겉치레 명분을 내세운다. 국민의 진짜 목소리를 짓밟고 권력을 틀어쥐는 이 첫 단추야말로 모든 독재 체제가 공통으로 밟는 가장 위험하고 치밀한 출발점이다.
Ⅱ. 의회 입법권 독점과 악법을 통한 사법권 길들이기
부정선거와 조작으로 반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한 권력은 그다음 단계로 입법권을 독점으로 휘두르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악법(惡法)을 양산한다. 불법으로 얻은 권력을 공고히 하고 비위를 덮어줄 사법부를 무력화하기 위함이다.
‘복종하면 살고 반항하면 죽는다.’
끓는 물의 개구리가 말해주듯 표현의 자유가 범죄로 몰리고, 사상 검열과 집회 금지가 정당화되는 과정은 언제나 의회에서 통과된 '법치'라는 탈을 쓰고 이루어졌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법치주의 훼손 시도 역시 다르지 않다.
재판소원제(4심제) 강행,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정치적 영향력에 취약한 구조로 재편하려는 법안을 강행하여, 특정인이나 자신들에게 불리한 판결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길을 연다. 대법관 증원 및 '법 왜곡죄' 추진도 대법관 수를 무리하게 늘려 정권 친화적 인사를 대거 진입시키고, 판검사가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재판을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법안을 통과시켜 사법부의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탈취한다.
Ⅲ. 부정선거와 사법 장악으로 귀결된 독재의 역사
선거를 조작하고 법과 사법부를 도구화하여 일인 독재나 일당 독재로 치달은 비극은 역사 속에서 수없이 반복됐다.
북한의 전체주의, 북한은 99.9% 찬성이라는 가짜 선거를 통해 정권의 정당성을 위장하고,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수령 1인의 교시를 집행하는 악법들을 양산했다. 사법부는 오직 정권 유지를 위한 공포 통치의 수단으로 전락하여 온 국가를 기형적인 감옥으로 만들었다.
나치 독일의 무력화, 히틀러 역시 선거 과정에서 폭력과 선전을 동원해 세력을 확장한 뒤, 입법부를 통해 '수임법(수권법)'이라는 악법을 통과시켰다. 사법권을 무력화하고 법관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든 결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폭정과 전쟁이었다.
Ⅳ. 침묵은 권력의 자양분
"당신의 침묵이 그들의 권력이 된다!"
가마솥 속 개구리의 경고는 오늘날 선거의 공정성이 흔들리고, 입법권을 앞세워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는 현장을 목도하는 우리 모두를 향해 있다. 부정선거로 출발해 입법권과 사법권마저 집어삼킨 권력 앞에서는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줄 그 어떤 마지막 보루도 남지 않는다.
권력의 선거 조작과 사법부 무력화 시도를 수수방관하는 것은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개구리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선거 과정에 대한 철저한 감시, 입법권 오남용에 대한 견제, 그리고 사법부 독립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만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오롯이 지켜낼 수 있다.
고대 그리스 폴리스를 지탱한 힘이 '교양 과목(Liberal arts)'라는 점이다. 공동체의 구성원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마음의 언어를 나누는 인문 교양의 정신이다. 한국 정치는 이러한 정신이 많이 부족하다. 정치는 증오와 적대의 방향으로 흐르고, 민주주의와 사법마저 진영 간 복수의 수단으로 소비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종군기자의 심정으로 본 칼럼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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