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청첩장 교장, 소탐대실 넘어 ‘전탐망실’
작성일 : 2026.08.08 04:05 수정일 : 2026.08.08 10:52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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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에 눈이 먼 가짜 청첩장 교장을 AI 이미지로 생성 |
날씨가 더워서일까 별의별 일이 다 생긴다. 전남광주 광양경찰서는 광양의 한 초등학교 교장 A(62)씨를 사기 혐의로 지난 8월 4일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4월 지역 교직원 단체 대화방에 "양가 가족만 모시는 작은 결혼식을 치르게 돼 직접 모시지 못한다"는 내용과 함께 아들의 모바일 청첩장을 공유했다. 청첩장에는 축의금을 보낼 수 있는 계좌번호도 함께 기재돼 있었는데 그러나 A씨의 아들은 이미 지난해 결혼해 가정을 꾸린 상태였다.
청첩장이 조잡한 데다 하객 참석을 모두 사양한 점을 이상하게 여긴 교직원들이 직접 예식장에 확인한 결과, 해당 이름으로 예약된 결혼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청첩장에 적힌 신부 측 계좌 역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한 시민이 경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논란이 불거지자 결혼식이 취소됐다고 공지했지만, 당시 이미 교직원과 지인들로부터 수백만 원의 축의금이 A씨 계좌로 입금된 뒤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주변에 "그동안 뿌린 돈이 아깝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는 학교 운영과 관련한 추가 문제도 드러났다. A씨는 학교 예산으로 교내에 나무를 심으면서 자신의 이름을 새긴 비석을 세웠고, 교장실에 러닝머신을 설치한 사실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은 지난 6월 감사를 거쳐 A씨에게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A씨는 7월 정직 처분을 받은 데 이어 8월은 방학 기간이어서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A씨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각종 불이익도 받게 될 전망이다.
교육공무원법상 중징계를 받은 교원은 30년 이상 근속자에게 수여되는 옥조근정훈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사기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퇴직연금이 감액될 수 있다.(주간조선 기사 참고)
이 내용을 보면서 가짜 청첩장으로 인해 해당 교장은 소탐대실을 넘어 전탐망실의 위기를 자초했다는 생각에 씁쓰름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은 ‘작은 것을 탐하다가 큰 것을 잃음’의 사자성어다. 이를 빗대 필자가 만든 작위적 사자성어가 전탐망실(錢貪亡失)이다.
축의금에 눈이 먼(錢貪) 나머지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는 물론이요 향후 퇴직연금 등의 경제적 이익까지 덩달아 잃어버려 없어짐(亡失)을 풍자한 것이다. 세상에는 이처럼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여 스스로를 자승자박(自繩自縛)의 함정에 빠지는 자충수를 두는 이가 있다. 욕심이 불러온 필연적 귀결이다.
가짜 청첩장 사건은 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공직 윤리의 민낯을 드러낸 사례다. 축하와 축복이 오가는 결혼이라는 삶의 의례를 악용해 금전을 취하려 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더욱 크다.
교장이라는 직위는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교육 공동체의 도덕적 기준이자 본보기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익을 위해 신뢰를 저버린 행위는 교육 현장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번 사건은 눈앞의 몇 푼에 집착한 결과, 평생 쌓아온 명예와 신뢰, 더 나아가 퇴직 이후의 안정까지 스스로 무너뜨렸다.
이는 사람의 욕심이 얼마나 쉽게 이성을 마비시키고, 결국 자신을 옭아매는 자승자박으로 이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행위가 개인의 일탈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교육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신뢰는 쌓기는 어렵고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따라서 공직자일수록 사소한 유혹에도 스스로를 엄격히 다스려야 한다.
결국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욕심은 잠시의 이익을 줄 수는 있어도, 그 대가는 훨씬 크고 혹독하다는 사실이다. 작은 탐욕이 인생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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