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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안 냈는데, ‘요’자에서 시작된 갈등, 법정까지 갔다」

작성일 : 2026.08.09 06:24 수정일 : 2026.08.09 08:06

작성자 : 이천석 대기자 ([email protected])

동행취재[사건25시 포트폴리오]

 

「화 안 냈는데, ‘요’자에서 시작된 갈등, 법정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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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고발 AI로 표현한 이미지

 

사소한 말다툼에서 모욕·성추행·스토킹 고소까지… 8월 27일 판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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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옛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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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을 만들기 위해 원인을 제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으로 작은 갈등이 예상하지 못한 큰 사건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는 속담을 떠올리며 이번 사건의 시작점인 2025년 7월 26일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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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번호가 몇 번이냐”…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

배달업에 종사하는 전모(70)씨는 이날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두 건의 배달을 배정받아 오후 1시경 맥도날드 대전센트럴DT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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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가 수령해야 할 주문번호는 1468번과 1469번이었다.

전씨 측 주장에 따르면 당시 매장 여직원 정모(28)씨가 배달번호를 물었고, 전씨는 두세 차례 번호를 알려줬으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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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씨가 목소리를 높여 “1468, 1469”라고 다시 말하자 정씨가 “화내지 마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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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혼잣말로 “내가 무슨 큰소리를 했다는 거지”, “화 안 냈는데”라는 취지로 말했고, 정씨는 “반말하지 마세요”라고 응대했다고 전씨 측은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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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가 다시 “반말 안 했는데”라는 취지로 중얼거리자 정씨가 “반말했잖아요”라고 말했다는 것이 전씨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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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정씨가 전씨에게 배정된 주문 2건을 취소하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격분한 전씨가 “너는 애미 애비도 없냐”는 부적절한 표현으로 대응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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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말다툼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일이 결국 형사사건으로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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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 과정에서 신체 접촉… 고소로 이어져

이후 전씨는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정씨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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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과정에서 양측의 어깨가 부딪히는 등 신체 접촉이 발생했고, 이와 관련해 성추행 혐의가 제기됐다는 것이 전씨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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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씨는 앞서 있었던 발언과 관련해 모욕 혐의로도 전씨를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매장에서 발생한 말다툼이 모욕 및 성추행 혐의를 둘러싼 형사사건으로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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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점장 만나 고소 취소..

부탁하려다 ‘스토킹’ 사건까지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전씨 측에 따르면 그는 정씨에게 직접 접촉하기보다는 정씨의 상급자인 여성 지점장을 만나 고소 취소를 부탁하기 위해 2025년 9월 28일 오후 1시 50분경과 다음 날인 9월 29일 오전 10시경 매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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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문 당시 지점장이 자리에 없어 남자 직원에게 “다시 방문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뒤 돌아갔으며, 이러한 상황은 매장 CC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전씨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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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다음 날 다시 매장을 찾아 지점장과 고소 취소 문제를 상담하던 중 경찰관들에게 체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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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에 따르면 당시 서대전지구대 경찰관 3명(남성 2명, 여성 1명)이 현장에 출동해 전씨에게 수갑을 채웠고, 이후 경찰에 인계돼 약 이틀간 신병이 확보됐다가 10월 1일 오전 9시경 풀려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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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며 이후 안면근육 마비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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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근하지 말라는 고지 받았다” vs “그런 사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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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과정과 관련해서도 전씨 측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씨 측 설명에 따르면 2025년 9월 17일 대전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수사팀에서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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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측에서는 보복범죄나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피해자의 직장에 접근하지 말라는 취지의 고지가 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씨는 “당시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그런 내용을 고지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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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은 당시 조사 과정에 대한 영상녹화 자료 등이 남아 있다면 이를 통해 고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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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9월 28일자로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긴급응급조치확인서’가 10월 1일 전달됐다는 점에 대해서도 절차상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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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전씨 측 주장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경찰의 수사기록과 관련 자료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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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차례 매장 방문, 스토킹에 해당하는지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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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은 두 차례 매장을 찾은 목적이 정씨를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씨의 상급자인 지점장을 만나 고소 취소 문제를 상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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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피해자를 지속적·반복적으로 따라다니거나 연락을 취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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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씨 측에서 전씨의 매장 방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경찰이 어떠한 증거와 정황을 토대로 스토킹 혐의를 판단했는지는 수사기록과 재판 과정에서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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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단순히 두 차례 방문했다는 사실만을 놓고 스토킹 여부를 단정하기보다는 방문 목적과 경위, 사전 경고 또는 접근금지 고지 여부, 피해자가 느낀 불안과 공포, 반복성과 지속성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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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사건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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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의 발단을 다시 간추려 보면 처음에는 매우 사소한 언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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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가 배달번호를 물었고 전씨가 여러 차례 답변했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씨가 큰 목소리로 번호를 말하자 정씨가 “화내지 마요”라고 했고, 전씨는 “화 안 냈는데”라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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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반말하지 마세요”, “반말 안 했는데”, “반말했잖아요”라는 식의 대화가 이어지면서 감정이 격해졌다는 것이 전씨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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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배달 주문 2건의 취소 문제가 더해지면서 전씨가 격분했고, 결국 상대방에게 해서는 안 될 표현까지 사용하게 됐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작은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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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자와 배달기사 모두 ‘서비스 현장’의 구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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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매장 직원과 배달기사는 모두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서비스 현장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갑’이고 다른 한쪽이 ‘을’이라는 인식보다는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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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정상적으로 상품을 주문하고 대금을 지불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매자와 배달업체는 고객에게 상품이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기본적인 서비스 원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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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배달기사 역시 현장 직원에게 폭언이나 모욕감을 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번 사건은 현장에서 조금만 더 서로를 배려하고 감정을 조절했다면 형사사건으로까지 확대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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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세 배달기사와 28세 청년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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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는 배달 한 건 한 건을 수행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70세의 배달기사다.

전씨 측에 따르면 그는 과거 중구청 공무원으로 33년간 근무했고, 자유민주당 대전광역시당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으며 현재도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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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정씨 역시 28세의 젊은 직장인으로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청년이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사건으로 적지 않은 정신적 부담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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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절대적인 가해자이고 누가 절대적인 피해자인지를 감정적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당시 현장에서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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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7일 법원의 판단 주목

이번 사건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발생한 작은 언쟁이 모욕과 성추행, 나아가 스토킹 혐의 문제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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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 측에서는 당시 상황을 고객의 주문 취소로 인해 순간적인 무력감과 분노가 동반된 심리적 좌절감(Frustration) 속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순간적인 분노가 있었다고 해서 부적절한 언행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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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형사처벌 여부 역시 감정이나 일방의 주장만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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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접근금지 고지가 실제 있었는지, 매장 방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당시 CCTV와 조사 영상에는 어떤 상황이 담겨 있는지, 신체 접촉의 경위가 무엇이었는지 등 객관적인 자료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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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오는 8월 27일 예정돼 있다고 한다.

사건의 시작은 “화내지 마요”, “화 안 냈는데”라는 짧은 말 몇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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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짧은 말에서 시작된 갈등이 형사 고소와 체포, 그리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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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유·무죄를 예단하기보다, 법원이 양측의 주장과 CCTV, 수사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를 면밀하게 살펴 합당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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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말 한마디와 순간의 감정이 한 사람의 삶을 뒤흔드는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가장 큰 교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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