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오면 무엇부터 끊을 건가. 국민의 식수인가, 반도체 공장 물인가?
작성일 : 2026.08.13 15:56 수정일 : 2026.08.13 16:03
작성자 : 김용복 주필 ([email protected])
![]() |
| 이재명 정부, ‘봉이-잼선달’인가? 나경원 의원/ 서울 동작을 |
물, "5억 5천만 톤 부족하다"더니, 12일 뒤 메가프로젝트엔 "4억 톤 더 공급 가능"?
이재명 정부, ‘봉이-잼선달’인가?
오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호남 메가프로젝트의 실체를 따져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준비가 없다’.
첫 번째는 용수다.
지난 6월 18일, 정부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 "2030년 극한 가뭄 시 연간 5억 5천만 톤의 물이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5년 전보다 무려 83배 폭증한 수치다. 그런데 불과 12일 뒤인 6월 30일, 메가프로젝트 발표 후 "서남권에만 하루 106만 톤, 연간 4억 톤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5억 5천만 톤이 부족하다던 나라가, 며칠만에 4억 톤을 더 뽑아내겠다? 이것이 봉이 김선달이 아니고 무엇인가.
김성환 장관은 "극한 가뭄과 일상 공급은 다르다", "5대강은 마른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후위기로 섬진강댐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진 지금, 최악의 가뭄은 상정조차 않고 평시만 기준으로 "가능하다"는 이 낙관론이야말로 무책임의 극치다. 기후부가 관리하는 ‘국가가뭄정보포털’에만 들어가도, 강이 마른 역사가 상세히 적혀있다.
가뭄이 오면 무엇부터 끊을 건가. 국민의 식수인가, 반도체 공장 물인가?
여기에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진다. 정부는 추산도 하지 않았고, 한 언론사의 추계에 따르면 2035년까지 최소 350개, 최대 522개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하루 45만 톤의 물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장관의 답은 또 "잠정"이었다. 잠정이라도 준비는 돼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결국 호남의 물 공급을 국민 식수와 농민의 생명수로 치르겠다는 것 아닌가.
전력은 어떠한가?
전력을 어떻게 준비했느냐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선언적 구호와 "계획 중", "변동 가능"뿐이다. 자료를 요구해도 나오지 않는다. 걸어가면서 도로를 놓는 격이다. 그래서 대안을 제안했다. 원전 '계속운전 허용 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설계수명 만료일 기준 산정 방식을 개선해 인허가·설비개선 기간만큼 깎여나가는 실사용 기간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당장 가동이 멈출 위기에 놓인 호남 원전 문제부터 이렇게 풀면, 전력 확충에 숨통을 틔울 수 있다.
회의 전날 늦게 받은 업무보고서에는 ‘기승전 재생에너지’다.
준비 안 된 자리를 또 재생에너지로 메우려 한다. 물론, 재생에너지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퍼부은 보조금만 28조 원이고, 경제성과 안정성에 여러 문제가 있다. 목표대로면 매년 12기가와트를 늘려야 하는데 올해 상반기 증가분은 2기가와트에 그쳤다. 실현 가능한 계획인가.
끝으로 강화 서검도 수돗물 우라늄 초과 건을 짚었다. 정부는 "북한 평산 폐수가 원인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SNS에 퍼뜨리면 정보통신망법, 입틀막법으로 처벌하겠다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정부가, 합리적 의구심을 품은 국민을 겁박하는 것 아닌가?
결국, 호남 메가프로젝트는 지금 이대로라면 '희망고문'이다. 전당대회 일정에 쫓겨 급조한 발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진심으로 이루려면, 구호가 아니라 치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
금주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