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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일생” "황톳길 산책로"

“수년의 고독을 대가로 바치고 얻어낸, 단 며칠간의 눈부신 빛.

작성일 : 2026.08.23 21:15 수정일 : 2026.08.23 21:28

작성자 : 이갑선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이갑선 칼럼니스트 / 장로

 

“매미의 일생” "황톳길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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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의 고독을 대가로 바치고 얻어낸, 단 며칠간의 눈부신 빛.

 

 

수년을 어둡고 차가운 땅속에서 견뎌낸 후, 단 한 번의 여름을 살기 위해 세상을 향해 올라오는 생명이 있습니다. 바로 매미입니다.

 

매미의 일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쓸쓸하고도 애달픈 구석이 참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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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목적인 기다림의 시간,(땅속 3년~7년).

 

매미는 아주 작고 연약한 애벌레로 태어나 곧바로 깊은 땅속으로 들어갑니다.

아무런 빛도, 온기도 없는 그 캄캄한 흙 속에서 매미는 나무뿌리의 즙을 파먹으며 오직 홀로 견딥니다.

종에 따라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이라는 아득한 세월을 어둠 속에서 보냅니다. 오직 단한번 눈부신 세상을 보기 위해서, 그 긴 고독을 군소리 없이 견뎌 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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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목숨을 건 단 한 번의 허물벗기.

 

마침내 때가 오면, 매미는 본능적으로 땅 위로 기어 올라옵니다.

 

대개 포식자의 눈을 피해 서늘하고 어두운 밤을 택합니다. 나무 기둥을 타고 올라가 마지막 허물(탈피각)을 벗는 과정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입니다. 몸이 말라 단단해질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무방비 상태로 껍질을 찢고 나와야 하며, 만약 작은 실수라도 생겨 날개가 찌그러지면 날아보지도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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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무나도 짧고 뜨거운 찬가 (지상에서의 1~3주).

 

사투 끝에 완벽한 성충이 되어 펼쳐진 세상. 하지만 그토록 갈망했던 지상에서의 삶은 고작 2주에서 3주에 불과합니다. 길어야 한 달입니다. 여름철 우리가 듣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사실 “나 여기 살아있다”고, “부디 나를 찾아달라”고 목이 터져라, 부르는 마지막 사랑의 노래이자 생명의 비가(悲歌)입니다. 먹이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입조차 퇴화하여, 이슬이나 나무즙으로 간신히 연명하며 쉴 새 없이 울어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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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침묵 속의 마지막.

 

동반자를 찾아 종족 번식이라는 단 하나의 과업을 마치고 나면, 매미에게 남은 것은 기력의 고갈뿐입니다. 한때 여름의 숲을 흔들 만큼 뜨겁게 울던 매미는 날개가 찢기고 힘이 빠진 채, 자신이 올라왔던 차가운 땅바닥으로 다시 떨어집니다. 한번 떨어진 매미는 뒤집힌 몸을 다스리지도 못하고, 조용히 다리를 모은 채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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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 뒷 담장에는 서구청에서 황톳길 산책로를 150m나 만들어 주어서 주민들이 즐겁게 이용하고 있는데 단단하게 포장된 황톳길에 구멍이 많이 나 있어서 무슨 구멍인가 했더니 매미 유충이 성충이 되어 나온 구멍이라고 합니다.

 

“수년의 고독을 대가로 바치고 얻어낸, 단 며칠간의 눈부신 빛.” 우리에겐 그저 여름의 시끄러운 소음일지 몰라도, 매미에게 그 울음은 평생을 어둠 속에서 기다려온 단 한 번의 가장 뜨거운 고백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