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의 송곳 칼럼
작성일 : 2026.08.29 15:20 수정일 : 2026.09.04 07:27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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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치안 포기와 방탄 사법,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Ⅰ. 묵언수행과 무위이화, 책임 유기의 극치
제주 관아 수령의 행차가 눈부시다 못해 눈이 멀 지경이다. 언론과 야당이 실종 사건의 난맥상을 묻고자 면담을 청하였으나, 문을 걸어 잠그고 묵언수행에 들어간 그 고고한 기품 앞에 온 백성이 실소를 금하지 못한다.
경장 한 사람의 붓끝 하나로 실종 신고가 깔끔하게 종결되고, 골든타임이 수색 한번 없이 지워졌다. 찾지도 않고 검증하지도 않는 이 기적의 ‘무위이화(無爲而化)’ 수사 기법은 공권력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책무를 비웃는 최악의 행정 폭거다.
여기에 더해 제주지사는 “함께 다니면 안전하다”라는 궤변을 치안책이랍시고 내놓았다. 백성의 생명을 보호할 관아의 부재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스스로 방어조를 짜서 다니라는 ‘각자도생’의 교시를 내린 꼴이다. 국가의 치안 안전망이 무너진 현장에서 지방관이 던진 이 한마디는 공공의 책무를 완전히 저버린 무책임의 결정판이다.
Ⅱ. 천만 원의 연금술과 경찰 천국의 도래
이 기이한 신통력은 비단 제주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 강남에서는 단돈 천만 원에 피의자가 어엿한 참고인으로 환골탈태하는 연금술이 펼쳐졌고, 광주에서는 경찰 아버지가 자식을 위해 증거를 직접 치워주는 눈물겨운 부성애를 선보였다.
이러한 수사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견제 장치를 모조리 부순 채 13만 경찰에게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통째로 쥐여 준 개혁은 참으로 '범죄자 태평성대'를 예고한다.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야 할 검찰의 보완 수사권마저 박탈하여 목줄을 풀고 쫓아내니, 온 나라의 범죄자들이 마음 놓고 춤출 판이 완성되었다. 공권력이 백성을 보호하기는커녕 범죄의 방패막이가 되어버린 비극적인 현실이다.
Ⅲ. ‘1달 개혁’의 졸속과 방탄용 사법 파괴
수사가 엉망진창이라 백성의 비명이 자자하자, 위정자들은 “단 한 달 만에 경찰을 완벽히 개혁하라”는 벼락같은 당부를 내렸다. 십수 년 쌓인 치안과 사법의 병폐를 단 30일 만에 뚝딱 고쳐내라니, 이는 연금술사도 울고 갈 허황된 정치가의 오만이다.
백성의 생명선이 걸레질 당하는 와중에 정권은 본인의 재판을 무력화하고 권력을 연장하는 방탄 가사를 입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범죄자의 죄를 지우다 못해 백성의 실종 신고와 목숨 줄까지 싹싹 지워버리는 이 참신한 ‘사법 파괴 쇼’는 개혁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쓴 독단에 불과하다.
Ⅳ. 셀프 감찰의 촌극과 즉각적인 개혁 철회 촉구
경찰이 경찰을 스스로 조사하겠다는 ‘셀프 감찰’은 이번 촌극의 하이라이트다. 오른손이 저지른 도둑질을 왼손에게 조사하라 하니, 그 결과가 면죄부로 돌아올 것임은 보지 않아도 명약관화하다.
이재명과 민주당에 엄중히 묻는다. 국민을 각자도생의 지옥으로 밀어 넣고 도적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당신들이 말한 ‘검찰 개혁’의 완성인가. 정권은 가짜 개혁을 즉각 중단하고 다음의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
형소법 개악 시행 유예: 예정된 사법 파괴를 즉각 유예하고, 최소한 실종·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당장 복원하라.
외부 검증 및 법률 개정: 눈가림용 셀프 조사를 중단하고 감사원 감사와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대면 확인 없는 임의 종결을 엄금하고 성인 실종을 법률로 명시하여 졸속 종결을 원천 봉쇄하라.
백성의 목숨을 장난감 취급하고 치안을 각자도생의 무법천지로 만든 정권의 끝은 오직 엄중한 심판과 정권 교체라는 비참한 멸망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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