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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팔자 상팔자”

작성일 : 2026.09.03 21:46 수정일 : 2026.09.03 21:58

작성자 : 이갑선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이갑선 칼럼니스트 / 도마침례교회 장로

 

“개 팔자 상팔자”

 

도라지 뿌리는 절대로 산삼이 되지 못합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이제는 도라지가 산삼이 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세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개’라는 동물은 지금이야말로‘개천에서 용 나는 세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람이 키우는 개는 분명 네발짐승인데 사람이 받들어주는 대접을 받으니 이놈은 용이 된 게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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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싫다는 시늉을 하면 달랑 안아 가슴에 품고 가고 어린 아기 유모차에 태워가는 등 이놈을 대접합니다.

이놈을 발로 찼다간 ‘학대했다’는 죄목으로 벌을 받거나 벌금을 내야 합니다.

 

옛날에 이놈은 섬돌까지만 올라올 수 있었지, 마루까지 올랐다간 빗자루로 엉덩이를 사정없이 얻어맞고 마루 밑이나 마당으로 내쫓겼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놈이 사람보다 먼저 방으로 들어가 사람 자는 침대를 자기 잠자리로 차지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안달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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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대소변은 사람이 받아내고 이제 반려동물이라고 하여 인권에 버금가는 법의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상전벽해가 된다 한들 개라는 짐승은 분명 ‘네발짐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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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은 고기와 달걀을 얻기 위해서 키웠고 돼지는 시장에 내다 팔거나 돼지고기를 먹기

위해서 키웠으며 소는 논밭갈이 시켜서 농사짓기 위하여 키웠습니다.

그리고 개는 집을 지키라고 키웠지만 사실 놀고먹는 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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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개를 두고 ‘개 팔자 상팔자’라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유난스레 대접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네발짐승이었고 사람이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만 얻어먹었습니다.

오죽하면 ‘개밥 신세’라는 말이 생겼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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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집짐승이었던 개가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대접을 한 몸에 받는 견공이 되어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라는 말이 현실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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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권을 얻기 위하여 수백 년간 투쟁해 왔지만 개는 네발 하나 까딱 안 하고 견권을 확보한 셈이니 그야말로 ‘개 팔자 상팔자’라는 옛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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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개 같은 놈’이니 ‘개자식’이니 이런 욕지거리는 성립될 수가 없습니다.

옛날은 낱말 앞에 ‘개’가 붙으면 나쁜 말이 되었습니다.

 

개살구는 못 먹는 살구였고, 못 먹는 버섯이면 개 버섯이라 불렀습니다.

망신 중에도 제일가는 망신을 두고 ‘개망신’이라 했습니다.

제일 못나고 나쁜 사람을 ‘개자식’이라 했고 못된 짓거리를 하면 ‘개 같은 놈’이라는 욕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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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개의 신분이 높을 대로 높아져 ‘사람이 개를 모시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공원에 유모차가 오기에 애기가 있는 줄 알고 반갑게 열어봤더니 강아지가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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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을 살아온 우리 노년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세상입니다.

아무튼 ‘개 팔자 상팔자’라는 옛말이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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