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는 행사를 설명하지만, 현장은 행사를 보여준다
작성일 : 2026.09.19 06:53 수정일 : 2026.09.19 09:10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9월 18일 대전시립중고등학교(교장 우홍선)는 대전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2026 신-나들 어울림 마당’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학교 구성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운동과 응원, 공연과 놀이를 함께 즐기는 말 그대로의 ‘어울림 마당’이었다.
나 역시 이 학교의 재학생이다. 동시에 시민기자로서 현장을 취재했다. 그러다 보니 여느 행사 참가자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체육대회를 바라보게 됐다.
체육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풍경이 남달랐다. 넓은 체육관을 가득 메운 학생들, 형형색색의 응원 소품, 서로를 격려하는 함성, 경기장 주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관계자들….
무대와 객석, 경기장과 응원석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현장을 이루고 있었다.
평소 교실에서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던 사람들이 이날만큼은 운동복과 응원 도구를 갖추고 마음껏 웃고 뛰었다. ‘오늘은 우리가 청년이다!’라는 행사 분위기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그런데 체육대회를 마치고 귀가한 오후 4시경 대전평생교육진흥원에서 보도자료가 도착했다. 나는 이를 받아 모 뉴스매체에 기사로 올렸다. 보도자료에는 행사 개최 사실과 일정, 장소, 주요 내용 등이 간략하게 정리돼 있었다.
기사 작성에는 더없이 유용한 자료였다. 그럼에도 묘한 아쉬움이 남았다. 왜였을까? 바로 보도자료와 현장취재 사이의 간극 때문이었다.
보도자료는 행사의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를 알려준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그 이상의 것이 보인다. 참가자들의 표정과 목소리, 땀방울, 웃음소리, 응원의 열기, 잠시 쉬어가는 모습, 예상치 못한 장면들이 기자의 눈앞에서 살아 움직인다.
보도자료가 행사장의 뼈대라면 현장취재는 그 뼈대에 살과 피를 붙이는 작업이다. 더구나 나는 이날 행사의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었다.
실제 재학생으로 참여하면서 동시에 기자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봤다. 때문에 보도자료만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감정과 장면들이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았다.
물론 보도자료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기사의 기본 틀을 세우는 데 보도자료만큼 편리한 자료도 없다. 다만 그것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친다면 기사는 자칫 ‘행사 안내문’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좋은 기사는 보도자료에서 출발하되 현장에서 완성된다. 기자는 책상 앞에서 행사 소식을 받아 적는 사람만이 아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질문하고, 기록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행사를 취재하더라도 현장에 있었던 기자와 보도자료만 받아 작성한 기사의 온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체육대회를 통해 나 역시 다시 한번 깨달았다. 보도자료는 행사를 알려주지만, 현장은 행사의 이야기를 만들어준다는 엄연한 사실을.
그래서 기자의 발걸음은 언제나 현장으로 향해야 한다. 기사는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현장에서 가장 생생하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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