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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 ... 그 끝의 허무

사과에 인색한 정치인 유감

작성일 : 2026.09.22 06:16 수정일 : 2026.09.22 11:0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 사과하지 않는 정치인의 후안무치한 모습을 AI 이미지로 생성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아무리 똑똑하고 유능한 사람이라도 판단을 잘못할 때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했을 때 어떻게 책임지느냐에 있다.

 

최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보면서 다시금 ‘사과’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김 후보자는 9월 19일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하며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사퇴에 이르기까지 여러 의혹과 전직 보좌진들의 탄원서 논란 등이 불거졌고, 결국 후보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런데 정작 더 눈길을 끄는 것은 그를 둘러싼 여권의 대응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퇴 전 김 후보자에 대해 “지켜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평가했다. 칭찬도 그런 칭찬이 없었다. 민주당은 청문보고서 채택까지 주도하며 김 후보자를 적극 엄호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뒤 김 후보자는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질문이 하나 있다. “그때의 판단은 잘못이었다”라고 말할 용기는 없는 것인가? 정치인에게 사과는 결코 굴욕이 아니다. 오히려 책임 있는 정치의 출발점이다.

 

잘못된 판단을 인정한다고 해서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판단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고개 숙이는 모습이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 정치에서는 사과가 참으로 인색하다. 잘못을 지적받으면 해명부터 한다. 책임을 묻으면 남 탓을 한다. 불리한 사실이 나오면 “정치적 공세”라고 한다. 그러다가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면 “유감”이라는 말 한마디로 지나가려 한다.

 

왜 그럴까? 시쳇말로 ‘쪽 팔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권위가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권위는 틀리지 않는 데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틀렸을 때 인정할 줄 아는 데서 생긴다.

 

특히 정치인은 일반 시민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국민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며, 국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의 말과 판단이 틀렸다면 국민에게 설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마땅하다.

 

“제가 잘못 판단했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말인가. 사과는 패배가 아니다. 책임을 인정하는 용기다. 변명보다 사과가 빠를수록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도 조금씩 줄어들 수 있다.

 

정치인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사람이어야 한다.김승원 후보자의 사퇴를 둘러싼 논란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정치권이 되새겨야 할 교훈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잘못된 판단을 했으면 사과하면 된다. 쪽 팔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하고도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것이 더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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